채널A에서 '4인용 식탁'에서 몇 달 전 함익병 씨의 특별한 절친 토큐멘트리를 방영했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거실에 걸린 작품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안목과 취향이다. 함익병 씨의 부인이 자신은 그림이 좋다는 말을 했지만. 거실에 걸린 작품을 최대한 알 수 있는 한, 알아보려 한다.
거실 이외에도 많은 미술작품이 걸려있다.
거실에도 많은 작품이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함익병 부부가 각각 쓰고 있는 방에도 여러 작품이 걸려있다. 그것들은 제외하고 거실에 걸려있는 작품만 살펴보려 한다.
현관에서 들어오면 왼쪽 벽에 커다란 작품 2점이 걸렸는데 첫 번째는 메리 에더포드와 사라 루카스의 작품이다. 거실 천장까지 닿는 크기로 보아 꽤 큰 작품으로 보인다. 그리고 6인용 탁자 오른쪽에는 4점이 잘 전시되어 있다. 마치 갤러리처럼 디스플레이가 되어 있다.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은 미카엘 보레만스 그 옆 위에 있는 작품은 야요이 쿠사마, 그 아래 작품은 누구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오른쪽은 엘리자베스 조이 페이튼의 작품이다. 모두 외국 미술시장에서 많이 알려진 작품들이다. 함익병 씨 부부의 보통이 넘는 안목을 엿보는 것 같다.
메리 웨더포드(Mary Weatherford)의 장소에 대한 기억과 감각을 캔버스에 기록하다
1963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오하이에서 태어난 메리 웨더포드는 두꺼운 린넨 캔버스에 스펀지로 물감을 뿌려 작품을 제작한다. 흰색 젯소와 대리석 가루를 혼합하고 광채가 없는 플래쉬 물감으로 색상을 낸다. 그렇게 제작된 화면 위에 손으로 그린 듯한 선처럼 만든 네온관을 올려서 완성한다.
밝은 네온은 잔상을 남겨 감상자에게 시각적 경험을 하게 한다. 그녀는 가고시안의 전속 작가로 1984년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6년에는 뉴욕 애난데일 온 허드슨에 있는 바드 대학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메리 웨더포드는 특정 장소와 시간에 대한 감각을 재현하기 위해 도시를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얻은 영감을 색과 네온으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그녀는 "나는 시간 속의 장소를 시각적으로 해석할 뿐만 아니라 향기, 소리, 느낌을 묘사하거나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추상표현주의가 액션 혹은 제스처의 흔적에 대한 기록이었다면, 메리 웨더포드의 추상회화는 특정 장소와 시간에 대하여 자신이 느낀 것을 온전히 기록하고자 하는 작가이다.
새로울 것 없는 재료와 형식, 그럼에도 미술시장에서 그의 작품은 인기가 노다. 가고시안 갤러리의 전속작가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미술은 손과 머리로만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웬만해선 수용하기 어려운 작가 사라 루카스(Sarah Lucas)의 작품?
사라 루카스는 1962년 생으로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데미안 헤스트와 함께 학교를 다녔다. 1988년 데미안 허스트와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프리즈에 참여했고, 이후 1990년대에 YBA(Young British Artists) 일원으로 활약했다.
어릴 때부터 피운 담배는 죽음과 쾌락의 상징으로 작품에도 많이 등장한다. 성, 젠더, 아름다움에 대한 도발적인 작업으로 마네킹, 스타킹, 침대, 의자 등 전통적인 지료가 아닌 것으로 성과 그 역할의 경계를 허무는 여성 작가이다.
여기 함익병 씨 거실에 걸린 작품은 그래도 전통적인 회화 형식을 띤 작품이다. 이집트 타일 형식을 한 넓은 바닥에 의자에 앉은 여인은 아주 거만한 표정과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뒤로는 희미하게 신문이 보인다. 애초부터 신문지를 캔버스에 전면에 붙이고 그 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마치 신문의 온갖 정보가 여인의 의도대로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너무나 많이 봐온 탓에 기시감이 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초감각'이란 뜻을 생각해 보면, 그나마 사라 루카스의 다른 작품보다는 아주 점잖은 작품이다.
미카엘 보레만스(Michaël Borremans)의 쉽지도 않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작품
미카엘 보레만스는 1963년 벨기에 태생으로 사진을 하면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90년대에 회화로 전향했다고 한다. 늦게 시작한 그의 회화 작품은 독특한 스타일로 미술애호가들에게 꽤 인기가 있다고 한다.
수수께끼 같은 불안한 성격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예전의 사진과 영화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차분한 색과 절묘한 디테일을 가진 그의 작품은 인간의 모호함과 초현실적인 주제를 탐구한다.
함익병 씨의 거실에 걸린 작품과 실재 작품에서는 크기가 차이가 난다. 실재 작품은 위에서 보듯이 177cm가 넘는 작품이므로 함익병 씨 거실에 걸린 것은 판화나 다른 형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Joy Peyton)은 그만의 독특한 초상화를 그린다.
1965년에 미국 코네티컷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1984년부터 87년까지 뉴욕의 시각예술학교에서 미술공부를 했다.
페이튼은 1993년 첼시 호텔 302호에서 열린 전시에서 역사적인 인물 초상화를 전시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모마에서 열린 <프로젝트 60 : 존 커린, 엘리자베스 패이튼, 뤼크 튀이만>( Projects 60: John Currin, Elizabeth Peyton, Luc Tuymans )에서 주목받고 이어 2004 휘트니비엔날레에서 그녀의 초상화가 전시되었다.
그년의 작품은 유화 물감을 묽게 해서 마치 수채화처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상화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 유명배우 그리고 친구들도 대상이 된다. (물론 이런 형식으로 제작한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 거실에 걸린 작품도 다른 유사한 작품이 있다. 아마 페이튼 같은 인물의 초상화를 여러 점을 제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인 거실에서는 보기 힘든 작품으로 아는 한 포스팅했다. 어쩌면 함익병 씨 집안에 갤러리이스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눈물의 영왕에 나온 작품도 알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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