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제프 쿤스가 전업작가를 은퇴한다고 한 기사를 본 것 같다. 그러던 그가 부산 해운대에 최고급 Iot 주거프로젝트로 오르펜트 해운대와 협업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비즈니스 기질로 따지면 제프 쿤스만큼 차고 넘치는 사업가는 없을 것이다. 그가 어떤 형식으로 협업할지 기대는 된다.
말로 작품을 만드는 현대미술 작가 제프 쿤스
“핵(核) 에너지를 없애고 섹스 에너지를 높이자!” 요런 주장으로 포르노 스타인 일로나 스탈러(Ilona Staller)는 1987년 이탈리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러브 당'(黨)까지 창당해 유명인사가 된 그녀는 현대미술계의 트러블 메이커인 제프 쿤스(Jeff Koons)와 1991년 결혼(1987~1992까지) 해 아들까지 낳았다. 이름도 치치올리나(Cicciolina)로 바꾼 그녀는 제프 쿤스와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메이드 인 헤븐'(Made in Heawen)를 발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부부 사이의 성생활을 마치 영화나 사진 찍듯이 노골적인 포르노와 같은 것은 발표했다. 그의 초기 작품은 진공청소기 같은 공산품을 아크릴 박스에 집어넣어 발표하다가, 수조에 농구공을 집어넣은 <평행> 시리즈로 바뀌던 중이었다. 수조에 농구공이 평행하게 놓이게 만들기 위해 유명한 물리학자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막 미국 평단과 수집가에게 인기가 있을 즈음에 소위 포르노 작가로 변신한 것이다.
<메이드 인 헤븐> 시리즈로 갑작스럽게 진로를 바꾼 것은 어쩌면 자신이 해 오던 작품으로는 미국 미술계에서 성공할 수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인지도 모른다. 미술대학을 나왔지만, 그는 자신의 손으로 그린 작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 거의 모두 공산품 혹은 공장에서 만든 수제품(?)이다. 하여튼 이 포르노 시리즈로 엄청나게 매도당한 제프 쿤스는 결국에는 성공했다.
그리고 많은 스텝을 채용하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로 표현하여 그것을 미술작품으로 실현시키고 있다.
제프 쿤스는 어릴 적부터 사업기질이 특출 났다. 유명 작가의 그림을 모사해서 자신의 사인을 해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팔았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는 미술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MoMa(뉴욕 근대미술관)에 취직했다. 그것도 회원을 관리하는 부서에. 그것도 모자라 돈을 번다고 월스트리트 증권 판매원으로 일했다. 여기서 꽤 잘 나가는 판매원이었다고 한다.
평행시리즈를 발표하면서 느닷없이 제프 쿤스의 대표작인 <풍선> 시리즈를 알리게 되는 작품을 하나 발표한다. 그것이 바로 1986년에 제작하는 <토끼>이다. 이 작품은 세 점이 제작되었는데 하나는 시카고 현대미술관이 소장(우) 또 하나는 패션 잡지 보그, 남성 패션 잡지 GQ, 시사주간지 뉴요커 등을 소유한 미디어 재벌인 뉴하우스 일가에 1992년 100만 달러에 판매되었다.
나머지 하나는 두 번째 에디션으로 2019년 5월 15일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9107만 5000달러(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우리 돈으로 환산(2019년 기준)하면 1082억 5000만 원이다. 낙찰자는 전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 미국 재무장관의 아버지이고 미술상인 로버트 E. 므누신(Robert E. Mnuchin)이라고 알려졌다.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 : 구세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다.(여전히 설왕설래하지만) 이 작품은 2017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억 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을 제외하면, 현대미술 작품 중에서는 제프 쿤스의 <토끼>가 최고가 경매 낙찰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치치올리나와 결혼 중에 왕따 당하던 제프 쿤스 되살아 나다
90년대에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여러 생활물품이나 술병, 장난감 기차 등을 주조하여 발표하였지만 영 신원치 않았다. 한마디로 왕따를 당하는 중이었다. 1992년 카셀도큐멘타에 미국 아티스트 44인 가운데 제프 쿤스를 빼버렸고, 그런 제프 쿤스에게 3명의 화상들에게 카셀 외곽에 있는 아롤젠 성(Arolsen Castle) 근처에 작품을 설치해 줄 것을 의뢰받는다. 이때 설치한 것이 바로 <강아지>(Puppy)이다.
이 작품은 다시 빌바오구겐하임이 개관하면서 그 미술관 정면에 대표 작품으로 설치된다. <메이드 인 헤븐>으로 퇴출될 뻔한 제프 쿤스는 되살아난다. 이 강아지는 이후 여러 곳에 재설치된다.
다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제프 쿤스는 1994년부터 <밸런타인 하트>, <다이아몬드>, <튤립>, <부활절 달걀> 같은 축하 시리즈(Celebration Series)를 발표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풍선> 시리즈와 같은 재료로 크기도 대규모이고 각 시리즈별로 20개 조각을 만들고 5가지 색으로 된 것들을 제작하게 된다.
이 축하 시리즈는 우리나라 신세계 백화점에도 한 점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프 쿤스가 2000년대부터는 최고로 잘 나가는 미국 현대미술 작가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한때 미국 유명 미술관의 3분의 1은 제프 쿤스의 전시로 채워질 정도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오르펜트 해운대와 협업이 잘 될까?
오르펜트 해운대는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지하 7층, 지상 29층 초대형 IoT 스마트 주거프로젝트라고 한다. 설계는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셀 빌모트'가 맡았다고 한다. 파이엇디벨롭먼트 회사가 진행하다고 하는데 제프 쿤스의 작품이 어떤 형식으로 표현될지 기대가 된다.
또 하나 기대되는 것은 오르펜트 해운대의 펜트하우스는 4세대로, 세대주는 자신의 차를 주차타워에 진입시키고 자신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거실에서 차가 거실로 진입하는 것을 갤러리처럼 감상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외국 잡지에서나 봤던 장면인데 실제로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제프 쿤스의 수백억짜리 알루미늄 <풍선> 시리즈를 설치할 수 있을까? 아무리 부동산디벨로퍼 회사가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그 정도까지는 아닐 듯한데...
워낙 많은 기업들과 협업을 해왔던 제프 쿤스이니까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소비자를 즐겁게 할 것이라고 기대는 된다. 그의 비즈니스 기질이 잘 발휘되어, 또 하나의 명소가 부산에 탄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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