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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시장

서울옥션 177회 경매에서 박수근 6억원 낙찰, 윤형근 6억3천만원 낙찰

by !))*!))* 2024. 2. 27.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서울옥션 경매는 경제상황을 반영하듯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기대에 못 미친 결과였다고 해도 되겠다. 모두  96점이 출품되었지만, 그동안 경매에서 나오는 대로 낙찰되던 박서보의 작품도 5점 출품되었지만 1점만 낙찰되었다. 그것도 추정가의 최저치인 2천8백만 원이었다.  

 

 

 

그래도 이번 경매에서 눈에 띠는 것은 윤형근의 작품 2점이 출품되어 모두 낙찰되었다는 점이다.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린넨에 유채, 45.4×60.5cm(12), 2001) 추정가의 최저치이긴 하지만 9천만 원,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린넨에 유채, 174.5×142cm, 1978)이 6억 3천만 원에 낙찰된 것이다.

 

김환기의 사위이기도 한 윤형근의 작품은 점점 많은 미술작품 수집가에게 인기가 올라가는 중이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보면 볼수록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 어필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눈여겨보았던 박수근 작품(Lot 38, 풍경, 하드 보드에 유채, 17.3×29.5cm, 1960년 이전 )은 비교적 낮은 가격에 낙찰되었다.   

박수근 작품
박수근, 하드 보드에 유채, 17.3×29.5cm, 1960년 이전

캔버스 호수로 따지면 3호 정도 되는 크기의 작품으로 1960년 이전에 반도화랑에서 매매가 이루어졌던 작품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작품 뒷면에 반도화랑 작품캡션이 붙어있다. 60년 이후에는 인물과 나목 등이 박수근 작품의 주요 소재였지만, 이전에는 풍경을 그린 작품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은 60년 이전이라고 추측하는 이유는 60년 이후가 되면 박수근의 눈에 이상이 생겨 색을 점점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1965년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거의 색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의 상태가 나빠져, 이 시기의 작품에서는 유채색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온전히 보이는 초가집 앞에 한 아낙의 저고리가 분홍색이라는 것이 눈에 확 다가온다. 화면 전체에서도 그저 회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감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박수근이 정성을 들여 제작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추정치의 최저가를 조금 넘기는 가격에 낙찰되었다는 것은 다소 아쉽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박수근의 작품을 비싸다고 말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잠재적인 문화 저력으로 볼 때 결코 비싸지 않다. 오히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미술작품 경매에 대한 오랜 역사가 있는 유럽과 비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박수근은 우리나라 근대기에 대표작가라고 하면서도  이 정도의 작품 가격이라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지만, 아주 멀게 느껴진다.     

 

우리 후손은 영원히 이분에게 빚을 지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도 이번 경매에서 낙찰되었다.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 : 인간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이 시작가 6억 원에 출품돼 13억 원에 낙찰됐다. 작찰자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경영하는 기업인 한미반도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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