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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시장

서울옥션에 지-드레곤이 그린 그림이 나온다구, 그래서 얼마인데요?

by !))*!))* 2024. 3. 20.

24년 3월 29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서울옥션 현대미술 경매에 지-드레곤(G-DRAGON, 권지용)의 그림을 비롯해 현대미술작품 85점이 나온다. 이번에 나오는 작품 중에서 박서보, 이우환 등을 비롯 야요이 쿠사마 등 인기작가 작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고 지-드래곤 작품과 몇몇 눈길을 끄는 작품을 살펴보자.

 

그래도 눈이 가는 작품은 앤디 워홀

 

 

미국 팝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앤디 워홀(Andrew Warhola, 1928~ 1987)의 '캠벨 수프' 작품 시리즈이다.   

앤디 ㅝ홀, 캠벨 수프 시리즈
앤디 워홀, 수프 2(Campbell's Soup II) 10장으로 구성, 각 81×48cm, 에디션 166/250

10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각 장 뒷면에 작가 사인과 에디션 번호(250번 중에서 166번째)가 찍혀있다.(작가 소장(A.P) 영어 알파벳 A~Z까지 26장이 있다.) 추정가는 10억에서 20억이다. 

  

이 깡통이 처음 나온 것은 1897년 캠벨 회사가 토마토 맛으로 출시하면서부터이다. 앤디 워홀이 디자인을 전공해 대학을 졸업한 후, 티파니나 디올과 같은 고급 브랜드 광고 일을 10여 년 하다가 성공한 예술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1960년대 초 미국에서 막 시작되고 있는 '팝 아트'  형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팝 아트 형식이 무엇인지 아무도 잘 모르던 시절 앤디 워홀은 디자이너로 상품에 대한 지식과 광고 그리고 소비 등등 이런 것에 익숙했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왜 하필 수프 강통이었을까? 많은 해석이 있지만, 스스로도 매일 오후에 이 수프를 마셨다고 하니까 가장 익숙한 상품이었을 것이다. 

앤디 워홀 캠벨 수프 전시포스터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전시회 초대장, 1962

 

1962년 7월 9일, 페루스 갤러리에서 첫 전시를 열었다. 

깡통을 검은 선으로 간략히 디자인하고 페인트로 칠하면서 세부를 살렸다. 그리고 일관성을 위해 도장(스탬프)을 사용해  찍으며 가장 하단에는 백합 무늬도 그려 넣었다. 이렇게 다른 맛이 들어간 상표를 32개를 제작했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공통적으로 들어간 것은 캠밸 수프가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수상한 '금메달'인 금딱지이다. 

 

페루스 갤러리의 딜러인 어빙 블럼(Irving Blum)은 이 작품을 마켓에 진열된 상품처럼 선반을 만들어 전시하기로 한다. 이런 형식으로 뉴욕 모마(MoMa)에서도 전시했다. 하지만 이 전시는 혹평을 받았다. 뭐 그런 게 예술이라고.

 

그래도 앤디 워홀의 전시를 찾은 몇몇 친구는 200, 300달러에 사주었다. 사실은 강매였다고 하지만. 하지만 어빙 블럼은 이 전시가 끝나기 전에 팔린 수프를 다시 되사들였다. 32점 모두를 앤디 워홀에게 1,000달러에 몽땅 산 것이다. 앤디 워홀의 예술적 기질을 알아본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이 돈이 될 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탓이다. 

 

작품을 딜러에게 몽땅 넘긴 앤디 워홀은 그것으로 자신감을 얻고 뉴욕으로 돌아와 실크 스크린으로 캠벨 수프 작품을 제작한다. 기계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고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상업적인 인쇄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 선택도 디자이너였기에  가능했다. 이런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 캠벨 수프 작품은 공전의 히트작이 되어 여러 버전으로 제작되었고, 드레스를 제작하는 천무늬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어빙 블럼이 1,000달러에 샀던 32개 캠벨 수프 작품을 1996년 모마에 1,500만 달러에 팔았다. 30여 년 만에 15,000배를 남긴 것이다. 

 

미술작품 투자의 정석을 보여준 것이다.

 

70~80년대 그래도 인기 작가였던 권옥연의 해변의 하얀집

중동 건설붐과 월남 파병으로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좋아지던 시절, 그리고 동양화에서 서양화로 미술시장이 판도가 바뀌는 시점에 인기 있는 작가 중에 한 사람이 바로 권옥연(權玉淵, 1923~2011)이다. 

 

1923년 함경도 함흥 출생인 권옥연은 일본 제국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향토적이고 목가적인 주제로 작품을 하던 그는 1957년 파리로 유학을 간다. 귀국 이후 민속적인 주제가 이어져 오지만 점점 신화와 설화적 이미지가 담긴 초현실주의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변한다.

 

그래도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소녀의 얼굴>이었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1970~75년에 제작한 <해변의 하얀집>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이다. 

권옥연 해변의 하얀집
권옥연, 해변의 하얀집, 캔버스에 유채, 95×90cm, 1970~75

초현실주의 화풍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정면에 문이 하나 있는 하얀집 앞에 강아지 한 마리가 서 있고, 바다에 비친 달인지 모를 둥근 것이 화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낮은 채도로 그려진 작품으로 아주 조용하게 느껴진다.

 

캔버스에 뒷면에는 '1968. 스페인 여행 수첩에서'라는 글이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에 그린 여행 스케치를 보고 1970년대에 제작한 작품인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작품 상단 좌우에 보존 수리를 한 흔적이 있다. 아마도 크렉(물감이 갈라져 들뜨는 현상)이 일어나 보수한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새로 그린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 불만족스럽다.

권옥연 작품 뒷면
권옥연의 해변의 하얀집 캔버스 뒷면에 스인 글귀

 

권지용(지-드레곤 G-DRAGON)의 Youth is Flower

 

 

연예인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이게 이상할 일은 없다. 그런데도 뉴스거리가 되는 모양이다.

권지용의 작품
권지용, 경매출품작 서울옥션 홈페이지에서 캡처

다만, 왜 이 작품이 추정가에 별도문의라는 문구가 들어있는지 의아하다. 종종 서울옥션이나 케이옥션에서 별도문의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옥션에서 별도문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추정가를 책정할 수 없다면, 경매장에 나오면 안 된다. 경매를 주최하는 주최자도 가격을 모르는 것을 어떻게 경매에 내놓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경매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미안한 일이 된다.

 

이왕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면 떳떳하게 추정가를 밝히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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