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이 어처구니없는 스캔들(scandal)을 일으킨 경우는 수없이 많다. 이런 스캔들 다른 말로는 검열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은 국내외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지난 3월 미국 미술평론가인 켈리 그로비어(Kelly Grovier)가 BBC에 기고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과 스캔들을 일으킨 미술품 10점>(Michelangelo's David and 10 artworks that caused a scandal)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을 바탕으로 하여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9. 데이비드 체르니 David Černý, 샤크 Shark(2005)
미국 미술평론가인 켈리 그로비어(Kelly Grovier)가 설명하는 기사를 보면,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매달린 울부짖는 상어를 작품으로 유명한 '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의 작품 <살아있는 이의 마음속에서 죽음의 물리적 물리적 불가능성, 1991>(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을 패러디해서 제작한 체코 미술가 '데이비드 체르니' David Certý의 <상어>(shark)라는 작품이다.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담긴 유리상자에 상어처럼 매달린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Abd al-Majid al-Tikriti ,1937~2006) 조각은 손발이 묶인 사담 후세인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2006년 결국 논란이 된 작품은 특정인에게 도발적이기 때문에 전시를 못하게 된다.
기사 내용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하여 보충 설명을 한다.
사당 후세인은 이라크의 정치가로 1979년부터 대통령이자 총리를 엮임하면서 '아랍사회주의 바트당'을 이끌었다. 이란이 종교혁명에 성공한 호메이니에게 충성하는 세력이 혁명을 수출하려 하자, 후세인은 1980년 이란과 전쟁을 벌인다. 이것이 '이란 이라크' 전쟁이다. 이후에 또 '쿠웨이트'를 침공하고 점령하자, 미국과 다국적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한다. 곧 '걸프전'이다. 여기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패배한다.
이후 2003년 미국 부시대통령과 동맹국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알카에다와 연관되어 있다고 비난한다. 한 해 전인 2002년에 부시 대통령은 '이란, 북한, 이라크로 구성된 악의 축'을 언급해 세계를 출렁이게 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하지만, 결론은 사담 후세인은 대량 살상무기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어쨌든 미국과 연합군은 이라크를 침공하여 3주 만에 이라크를 넘어뜨렸지만, 사담 후세인의 행방은 묘연했다.
2003년 12월 13일 '붉은 새벽' 작전으로 사담 후세인은 농가 근처의 땅굴에서 미군에 의해 체포되었고, 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데이비드 체르니는 이 사진을 떠 올리게 하는 작품을 만든 것이 바로 <샤크>라는 작품이다. 즉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대신에 사담 후세인을 포름알레히드 유리 상자에 넣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사담 후세인의 종말에 관한 사진이나 사건을 알지 못하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고, 데미안의 복제품으로 치부되기 쉽다.
이런 맥락에서 제작된 체르니의 <샤크>는 2006년 제2회 프라하 비엔날레에서 처음 출품되었다. 이 작품이 전시되자 논란이 일어났고, 미들케커 시에 있는 박물관에 전시가 기획되자 이 도시의 시장은 전시를 금지시켰다. 이유는 무슬림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무슬림의 비판이 두려웠던 것인지, 아니면 서방의 눈이 무서웠던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정치적인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데이비드 체르니(1067~)는 체코에서 출생한 작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긴 하지만 동유럽에서는 의식 있는 작가로 이름이 높다. 그는 프라하에서 예술, 건축, 디자인 아카데미인 쿠르트 게바우어 스튜디오에서 공부했으며 미국 휘트니 미술관의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유럽에서 다양한 작업과 작품을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10. 폴 매카시 Paul McCarthy, 나무 Tree (2014)
작품을 검열하려는 충동은 전문가보다는 마음이 상한 관철자(감상자)에 의해 실현되는 경우가 있다. 2014년 10월 파리 방돔 광장에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세워졌던 미국 미술가 폴 매카시(Paul McCarthy)의 거대한 풍선 <나무>(Tree)가 몇 사람에게 공격당해 공기가 빠진 사건이 이런 경우이다. 이 조각품이 섹스 토이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자, 형태의 유사성은 인정되었고, 일반 관람자에게 공격당하는 것을 방어하기 어려웠다. 매카시도 분노한 관람자에 의해 얼굴을 가격 당했다. 바람이 빠진 이 작품은 매카시에 의해 고쳐서 세우는 것을 반대해 결국 철거했다.
점잔 빼는 파리지앵이 인간의 치부라고 생각하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냈으니 화나게도 생겼다. 이런 공공조형물이 논란이 되는 일은 너무나 흔하다. 그렇지만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보다, 내가 더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에게 공공조형물을 의뢰했다는 그 사실 자체에 의문이 간다.
이런 사건의 이면을 상상해 보면 이런 것을 아닐까?라는 의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폴 맥카시라는 작가는 이런 형식의 문제 작품을 수없이 발표해 온 작가이다. 작가 스스로 "인간의 폭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싶다"라고 하는 현대미술가이기에 당연히 불만이 드러날 것이 뻔했다. 그런데도 이런 공공미술작품을 제작하고 공개했다는 것은 다른 저의가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것이다.
프랑스나 한국이나 공무원은 같다. 문제가 일어나지 않길 흔히 무사안일이라고 말하지만, 하여튼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고공조형물이므로 당연히 파리 시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허가를 받아서 설치했다는 것은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만한 것이다.
폴 맥카시는 1945년 미국 유타주 출신으로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화화를 전공하였다. 1972년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영화, 영상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2002년까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미술사를 가르쳤다. 197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고, 논란의 작품이 되는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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