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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과 스캔들을 일으킨 미술품 10점 - 4편

by !))*!))* 2024. 1. 11.

미술작품이 어처구니없는 스캔들(scandal)을 일으킨 경우는 수없이 많다. 이런 스캔들을 추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관습, 관념에 대한 부정이라는 의미가 더 강할 것이다. 이런 일은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언제나 일어났다. 23년 3월 미국 미술평론가인 켈리 그로비어(Kelly Grovier)가 BBC에 기고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과 스캔들을 일으킨 미술품 10점>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을 바탕으로 하여 어떤 작품이 스캔들에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7.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Christo and Jeanne-Claude, 둘러싸인 섬, 1983

미국 미술평론가인 켈리 그로비어(Kelly Grovier)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둘러싸인 섬을 선택한 이유는,

1983년 5월 크리스토(Christo)와 잔 클로드(Jeanne-Claude)가  마이애미 비스케인 만의 11개 섬을 2주 동안 분홍색 폴리프로필렌 천으로 감싸는 설치작업을 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환경운동가는 해마와 물수리가 서식하는 60만㎡에  합성 플라스틱을 까는 것은 환경에 줄 영향을 걱정하면서 해당 작업 설치에 반대했다. 지역 공무원과 주민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환경의 취약성에 대해 논의하도록 강요하는 작품을 구성하는 대화가 예술가들의 목표 중 하나였다.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둘러싸인 섬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둘러싸인 섬, 1983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는 

크리스토(1935~2020)는 불가리아에서 태어나 불가리아 수도에 있는 소피아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1957년 당시 공산권에 있던 동유럽의 체코 프라하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갔다. 그다음 해 파리로 간 그는 평생의 단짝이자 예술동지였던 잔 클로드(1935~2009)를 만난다.

 

크리스토가 처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패킹(packing)이라고 부른 포장 작업이었다. 만 래이도 이와 비슷한 작업을 했으나 지속적으로 이 형식을 추구한 작가는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였다. 1964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고 대규모 포장 작업을 기획하고 발표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포장 작업은 막대한 돈이 드는 프로젝트로 긴 협상과 모금을 진행해야 하는 일이었다. 더욱이 이들이 포장하려는 건물이나 건축은 대부분 국가나 지방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었다. 단지 아이디어와 몇 장의 드로잉만으로 이들을 설득하고 자금을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으나 이들은 말 그대로 될 때까지 행동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파리의 <퐁네프 다리>(1975~1985), 베를린의 국회의사당인 <포장된 라이히슈타크>(1971~1995) 등이 있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 오렌지 깃발을 설치하는데 25년을 뉴욕시와 협상하여 <문 The Gates>를 2005년에 실현했다. 잔 클로드가 먼저 세상을 떠나 혼자 작업을 했지만 평생의 약속을 지키려고 두 사람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베를린&#44; 포장된 라이히슈타크
베를린의 포장된 라이히슈타크, 1971~1995

 

 

 

이들은 이런 대규모 작업을 하면서 금전적인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다. 즉 이런 대지미술을 하면서 돈을 벌지 못했다는 말이다. 한때 어리석게도 '이 두 사람은 뭘 먹고살았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돈벌이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협상을 위해 제작한 많은 드로잉과 설계도 그리고 프로젝트 실행 후에 찍은 사진을 미술시장에 내놓았다. 이런 기록물이 이들을 먹여 살렸다.  

파리 개선문 포장을 위한 드로잉
파리 프로젝트를 위한 포장된 개선문 드로잉, 연필과 크레용, 지도와 테이프 35.&times;28cm, 2019

이을 평가하는 말 중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개념 정리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이가 많지만, 이들처럼 실행하려는 노력과 끈기는 이들보다 우월한 이는 없다." 맞는 말이다. 생각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으니까.  

8. 트레이시 에민 Tracey Emin ,1963~, 내 침대 My Bed, 1998

미국 미술평론가인 켈리 그로비어(Kelly Grovier)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설득되지는 않지만,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양 미술에서는 침대가 미술작품에서 필수적인 소재의 하나로 사용되어 왔다. 티치안의 <우르비노의 베누스>부터 반 고흐의 <아를의 침실>, 고야의 벗거나 옷을 입은 <마하스>, 헨리 퓨셀리의 악마 같은 <악몽>까지 말이다. 그러나 영국작가 트레이시 에민이 1998년 터너상 전시회에서 자신의 헝클어진 <나의 침대>를 전시한 것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강렬하고 지속적이었다. 이 작품은 흐트러진 정신의 물질적 잔해로 둘러싸인 예술가의 삶에서 우울한 이야기 장소인 구겨진 침대는 현대 미술이 길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반론의 대상이 되었다. 작품의 옹호자들은 마르셀 뒤샹의 <샘> 이후 80년이 지난 뒤에도 지저분한 침대가 이렇게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여성이 미술관에 오는 남성에게 자신의 침대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대한 분노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트레이시 에민의 나의 침대
트레이시 에민, 나의 침대, 1998

 a woman should so brazenly set up residency in a man’s museum.

이 기사의 마지막 부분 영문이다. 못하는 영어로 나름 한글로 해석을 달았다. 번역이 아니라. 해석이 비슷하게 들어맞는지는 자신이 없다. 남자에게 여성이 지저분한 침대를 보여주는 것이 정말 낯 뜨겁게 부끄러운 일인 것은 맞다 싶어서...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은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의 젊은 영국 미술가들(yBa) 중에 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1993년 자신의 잠재력 있는 예술가로 소개하는 편지를 보내며 자신에게 20파운드를 투자하라는 편지를 사람에게 보내 자금을 확보했다. 이중에 후에 '화이트 큐브' 갤러리를 만든 갤러이스트 '제이 조플링'도 있었다. 

 

1997년 사치가 yBa를 중심으로 연 기획전 <센세이션 Sensation> 전에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여기에는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해 마크 퀸(<Self>를 설명한 부분을 읽어보시기 바람. 1편)도 참여했던 전시이다. 트레이시 에먼은 현대미술로 자신을 성공시키기 위해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 그리고 남만 할 수 있는 형식 그리고 누구보다 비난의 한가운데 설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철저히 연구했던 작가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만 하더라도 영국이나 한국은 여전히 보주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그렇다고 치고 영국도 꽤나 보수적인 사회에서 이제 막 기존의 전통과 관습에 반기를 들던 젊은이들의 문화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그래서 데미안 허스트와 그가 졸업한 골드 스미스 대학과 그 동료들 사치의 등장 그리고 영국 대학에서 시작된 문화이론(culture theory)이라는 분야가 젊은 작가들과 이론가에게 선망이 되었을 시기였다.) 

 

그녀는 자신과 동침했던 남자의 이름을 텐트 속에 자수로 놓거나(Tent), 남자 친구와 함께 잔 이후에 3일간 혼자 우울해 있던 침대를 그대로 작품(My Bed)으로 만들면서 자신을 알려나갔다. 이 작품으로 영국에서 권위 있는 터너상도 수상했으니 녀의 전략은 맞아 들어갔다.

 

 

 

트레이시 에민의 텐트
나와 잔 사람들(Everyone I Have Ever Slept With1963~1995), 1995

거의 25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피부에 와닿을까? 하긴 지금은 어떤 일을 해도 쇼킹하지 않으니 별 감응은 없을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과 스캔들을 일으킨 미술품 10점 - 1편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과 스캔들을 일으킨 미술품 10점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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