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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회

불법도박 사이트 피카소 슈퍼카 사들이며, 범죄수익 550억 : 고가작품은 아니다

by !))*!))* 2024. 1. 29.

불법도박 사이트로 벌어들인 돈이 550억이라는 뉴스가 며칠 전부터 인터넷을 강타했다. 오피스텔 한가운데 5만 원  뭉치가 산더미처럼 쌓인 것도 충격적이고, 이름도 비쌀 것 같은 슈퍼카가 화면을 채웠다. 하지만 내 눈은 비싼 그림, 피카소 뭐 이런 소리와 화면에 나오는 작품들에 들어왔다. 이들은 도박사이트는 잘 알아도 그림에 대해선 전혀 몰랐던 게 분명하다. 아니면 그들이 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했든지.

 

 

 

불법도박 사이트로 챙긴 수익
불법도박으로 챙긴 돈으로 쌓은 모습


화면에 나온 작품은 의 작품으로 모두 판화로 보인다. 즉 원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뉴스에서는 백남준 작품도 있다고 전하고 있지만 화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사에  따르면 이들 작품이 46억 원에 이른다고 하면서, 어떤 방송에서는 피카소 작품이 2억 원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화면에 나온 데로 판화라면 이 추정치는 턱없이 높다. 피카소라고 무조건 비싼 게 아니다. 더욱이 판화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다카시 무라카미, 이우환, 리히텐슈타인 모두 마찬가지이다.

대략 서울옥션이나 K옥션에 올라온 이들 작가의 판화작품에 대한 입찰 추정가를 살펴보면, 피카소의 판화작품이 2억 원이 넘는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비싸야 2~3천만 원이다. 이것도 실제 낙찰 가격은 1천만 원 넘을까 말까이다. 이 기사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뉴스이다.

피카소 판화작품
피카소 판화작품 부산지검 제공(동아일보에서 인용)                                        이외에도 화면에서는 검은 색으로 제작한 판화작품이 여럿이 나온다

 

 

 


이우환 판화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지만 그의 판화작품은 비싸야 몇 백만 원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판화 작품이 몇 백만 원하는 것도 결코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미국의 팝아트 작가인 리히텐슈타인의 판화작품도 마찬가지이다. 다카시 무라카미도 일본의 팝아티스트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나있기는 하지만 판화는 그렇게 고가가 아니다. 그의 판화작품이 많기도 많고, 그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여러 자신의 제자(?)들과 공동으로 작업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판화는 작가가 살아 생전에살아생전에 본인이 직적 감독하에서 제작한 것인지, 아니면 사후에 작가의 재단이나 아니면 상속자의 허락을 받아 제작한 것인지에 따라 작품가격은 천양지차이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피카소가 살아생전에 제작한 판화작품이라면 혹시 2억 원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국내에서 거래되는 작품이라면 사후에 제작한 작품일 것이므로 했을 것이므로 비싸야 천만 원 정도이다. 인터넷에 나오는 피카소 판화작품은 그 진위를 알 수는 없으나 몇 십만 원에 나온 것도 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들 판화작품은  그렇게 고가가 아니라는 말이다. 고가의 작품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작품이 몇십 점은 있어야, 아니 열 배인 몇백 점은 있어야 46억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화면에서 볼 수 있었던 작품이 모두라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하지만 더 많은 작품이 있었다면 화면에 나왔을 것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더 고가의 작품이 있었다면, 이런 판화작품을 화면에 내보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슈퍼카와 미술작품이라는 비교를 기사 제목으로 등장시켰지만, 이 두 품목은 가격비교 불가인 상품이다. 더욱이 판화라면 말이다. 화면에 나온 명품백 하나 사는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일 것이다. 제대로 구매한다면 말이다.

이런 잘못된 기사가 보통 사람에게 눈에 귀에 익숙하게 되고 그러면 미술작품은 엄청난 고가라는 오해를 쌓게 되고 그것이 상식처럼 통용되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불신의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언론은 전달해야 한다.

혹시 기자는 경찰이 알려주는 대로 썼다고 말하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핑계일 뿐이다. 불법도박 사이트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약간의 과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미술시장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종종 언론에서 미술작품하면 무조건 고가, 비싼 것,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것 등으로 묘사하곤 한다.  특히나 불법적인 어떤 사건과 연관되어서는 앞뒤 무시하고 일괄로 싸잡아 이런 표현을 한다. 묘사는 미술작품에 대하여 미술문화에 대하여 심각한 왜곡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주기 마련이다.

이런 잘못된 상식과 편견에 의해 우리나라의 미술시장 발전은 요원하다. 이제는 마치 그림이 무슨 불법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혹은 미술작품이 엄청나게 비싼 것이라는 착각 하게 하는 그런 보도는 자제해야 할 때이다. 문화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이 할 일은 아니다.


 

 


그러면 그 불법도박 사이트를 관련한 그들은 왜 미술작품을 샀을까? 돈이 된다고 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과시용이었을까? 두 가지 모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술작품 산다고 자신의 위치가 올라가는 건 아니고, 돈 이 된다고 샀다면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한 짓이다.

 

* 화면에 나온 장면으로만 추정해서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화면에 나오지 않은 작품도 있을 수 있어 작품가격 역시 다르게 추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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