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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회

청도군의 조형물은 특정작가, 특혜 의혹이라는 기사는 잘못되었다

by !))*!))* 2024. 2. 6.

일주일 전부터 경북 청도군에서 설치한 조각 때문에 기사들이 넘쳐난다. 이 기사들 제목을 보면 대개 특정작가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후속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이 작가의 이력이 **보호소에서 복역했고, 사기가 *범이라는 전과까지 드러났다. 전과자가 작가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관점 자체가 잘못되었다. 

 

 

 


잘못된 관점이라는 것은 '특정작가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라,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또, 미술품 혹은 예술품, 작품을 설치하 것이 아니라, 사기꾼이 만든 제작물을 가져다 설치한 것이다. 그러니까 수준 높은 미적 취미와 예술 메시지가 포함된 것이 아니라, 그저 조각물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특정작가의 특혜가 아니라, 작가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농락당한 것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부연해 설명하면 펜싱선수 남현희와 연결한 전창조가 재벌 2세 기업인 행세를 하며 사기를 벌인 것을 기업인이 사기를 쳤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도군 조형물에 관한 사건 개요는 간단하다. 어떤 사람이 청도군에 자신이 만든 조각을 좋은 뜻으로 기증하려 한다고 편지를 했고 청도 군수는 기증을 받는다. 기증을 제안한 사람은 조각을 기증하고 설치비를 챙긴다. 안면을 튼 이후, 이번에는 군수가 생각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고 하면서 환심을 산다. 그리고 청도 군수는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본인 마음대로 조각을 설치하고, 돈을 지불한다. 그리고 이후에  행정절차인 미술작품 가격평가위원회 심의와 계약 등을 한다. 
 
이렇게 요약하면 곳곳에서 문제점 혹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도 군수가 이번 일의 과정을 설명했다는 기사를  따라서 문제점을 지적해 보겠다. 
 
1. 최바오로(본명 최영철)라는 작가가 편지로 이태리 까롤로 조각가 집안에 입양되어 (전혀 논리가 없는 사항을 늘어놓 중간과정 생략)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고, 어머니의 고향인 청도군에 작품을 기증하겠다는 말을 믿었다는 것이다.
 
이태리에서 미술공부를 했다니 국내 대학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고, 당연히 인터넷을 뒤져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만 조사해도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작가라면서 가톨릭 신문이라는 곳과 몇 개의 블로그, 어떤 성당에서 찍은 전시 사진 밖에 없다. 그것도 수없이 많은 것이 아니라 몇 개밖에 없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문, 이름도 없는 **갤러리, 그리고 몇 줄 안 되는 글로 전시를 홍보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이런 정도를 가지고 세계적인 작가라고 인정했다면, 누가 이 설명을 믿을 수 있나?  

단지 인터넷에 올라온 몇 개의 글, 이것으로 그를 세계적인 작가라고 판단했다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혹시 청도 군수와 군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미술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들의 안목을 믿고 막무가내로 일을 진행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인 심장은 아닌 듯하다.
  
세계적인 조각가가 우리나라에 누가 있나? 일반인 누구나 알 정도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의 조각가는 한참을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조각가협회나 한국미술협회, 가톨릭 미술인 협회(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가톨릭 미술인이 모여서 만든 단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에 수소문해 보면 금세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니 이 설명은 핑계일 뿐이다.

심지어 이태리에 있었다는 기간에 복역 중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 작품을 보러 영월에 있는 최바오로가 운영하는 박물관에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 세계적인 작가였다는 것을 믿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조각을 보니 세계적인 작가였다는 것이다. 기가 찬다. 그만큼 작품 보는 눈이 뛰어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 정도이니  조각을 기증받고 설치비를 지불했을 것이다. 그리고 조각도 구입했을 것이다.
    
최바오로라는 사람이 운영한다는 박물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단번에 이상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미술관 홈페이지와 구성도 다르고, 올라온 작품도 형식에 맞지 않고, 종교적인 주제로 한 조각 몇 개가 보일 뿐이다. 그것도 한눈에 보기에 미숙한 솜씨로 만든 것이다. 인터넷으로 봐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미술작품을 그중에서도 조각작품을 정말 잘 알았을까? 아니면 조각 작품과 조각가를 잘 아는 사람과 동행했을까?

이 부분도 도저히 일반적인 상식으로, 공무원의 업무과정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처리이다.  그러니 아마도, 어쩌면 말로만 갔다고 했을 수도 있다.
 
3. 행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니까 행정절차도 지키지 않고 군수 마음대로 조각을 설치했다는 것을 자인했으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절차적 과정만 잘못된 것이지, 이 세계적인 조각을 구입하고 설치한 것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자신은 이 조각이 세계적인 작품이라고 믿고 기증받고 구입했다는 말과 같다. 미술에 대하여 꽤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단지 절차상으로만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4. 청도 군수는 조각 구매와 설치에 대한 모든 결정은 자신이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도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부인하는 말과 같다. 군수라는 직위가 결정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그런 자리인가? 선출직 공무원이라도 공무원은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것이 예외가 되면 절대군주이지 군수가 아니다.
  
5. 군청에는 문화예술 담당자도 있을 것이고, 과장, 국장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군수 지시라고 그 누구도 문제점을 보고하지 않고,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 아니 근무태만일 수밖에 없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한 일이 청도에서 일어났다.

이것은 어떤 말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일이다.

원래 능숙한(?) 사기꾼은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를 당할 사람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무언가 허영심에 빠져있거나, 돈에 대한 과도한 욕심 또는 정당한 것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하는 그런 사람을 찾아서 사기계획을 세운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청도군은 어떻게 최바오로(본명 최영철)라는 사람에게 표적이 되었을까? 어떻게 사기를 당할 준비가 된 청도군을 찾을 수 있었을까?
 
 청도군은 이미 22년도에도 조형물에 관해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다. 22년 12월에 16억 원을 들여 조형물을 세웠는데, 한 주민은 내 초등학생 딸이 그린 것보다 못하다고 한 불만을 언급한 보도기사가 나왔다. 그러니까 사기꾼에게 이미 허점을 보인 것과 같다. 


이 사건 이전에도 청도군은 군 경계에 여러 조형물을 세웠다. 그러니 사기꾼에게 조형물이라는 계획을 세워 작전에 들어갈 수 있는 좋은 먹잇감을 준 것이다.

청도군이 조형물에 대하여 엄격하게 계획하고 시행했다면 절대로 최바오로라는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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