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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회

루브르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세상의 욕받이가 된 이유

by !))*!))* 2024. 2. 3.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환경운동가 2명에게 수프 테러를 당했다. 2022년에는 '지구를 생각하라'면서 한 남성이 케이크를  던졌고, 2009년에 러시아 여성이 프랑스 시민권 획득에 실패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찻잔을 던지는 테러를 가했다. 이쯤 되면 세상 욕이라는 욕을 다 먹는 욕받이가 되었다고 해도 될 정도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모나리자를 훔친 박물관 내부직원

범인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진리임을 알려주는 사건이 모나리자를 통해 일어났었다.

 

 

 

1956년 볼리비아 남성이 돌을 던져 모나리자를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부터 모나리자는 총알도 막는 방탄유리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그 이후에는 모나리자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없어도, 여전히 세상에 온갖 불만을 품은 이들은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분풀이를 하고 있다. 욕받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나리자를 훔친 빈센초 페루자와 모니라자가 없어진 벽면
모나리자를 훔친 빈센초 페루자와 모나리자가 벽면자리( 위키피디아에서 인용)

모나리자가 도난을 당하기 이전에는 지금처럼 방탄유리에 보호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은 아니었다. 루브르박물관에서 액자에 끼우는 유리세공자로 일하던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인 빈센초 페루자라는 직원이 벗젓이 전시되고 있던 모나리자를 훔쳤다. 그는 휴관일에 액자에서 그림만 떼어내 외투 속에 감추고선 걸어서 박물관을 유우히 나갔다. 아무도 몰랐다. 24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매일 박물관에 나와 모나리자를 모작하던 한 아마추어 화가가 박물관이 사진을 찍히 위해 모나리자를 벽에서 떼어냈을 것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몇 시간이 흘러 경비원에 모나리자 관해 문의하자 그제야 도난 사실을 박물관이 알게 되었고 프랑스는 당연히 난리가 났다. 이 사건은 1911년 8월 21일에 일어났다. 

'예술가의 상상력을 마비시킨다면 박물관을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유명한 시인인 '기욤 아폴리네'를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조사하고, 장물인지 모르고 조각을 산 이력이 있다고 '파블로 피카소'도 용의자로 지목하여 조사를 벌이는 둥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에 얼마나 프랑스가 허둥댔는지 짐작이 간다. 이외에도 몇몇 예술가들이 조사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페루자는 2년 뒤인 1913년 12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붙잡혔다. 그는 자신의 집 난로 밑에 2년 동안 모나리자를 숨겨두었다가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미술관 관리인에 팔려고 시도하다가 붙잡혔다. 우피치미술관에서 되찾은 모나리자는 일주일 정도 전시되다가 루브르에 반환되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모나리자는 지금과 같이 루브르 박물관을 상징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도난 사건에 휘말렸다가, 1914년부터 루브르에서 다시 전시되기 시작한 모나리자는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됐다. 흔히 말하는 노이즈 마케팅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모나리자가 수프 세례를 비롯해 여러 테러를 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수프 세례를 받은 모나리자
환경운동가 여성 2명이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은 후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세계일보에서 인용)

 

프랑스는 지금 강화된 농업정책 때문에  심각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부여되던 갖가지 혜택을 줄이고 새로운 규제책을 농업에 부여하면서 뿔이난 농민은 트랙터로 길을 막고 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 총리가 나서서 지원대책을 발표하는 등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농업대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환경운동가가 모나라지에 수프를 끼얹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이 환경운동가는 "무엇이 중요하냐? 예술이냐, 건강하고 지속적인 식량에 대한 권리냐?" 그러면서 농부는 일하다 죽고 있다고 항변했다.

 

모나리자가 테러를 당한 이유 바로 예술이 중요하냐? 인간의 생존이 중요하냐?라는 것으로 정확히 축약할 수 있다. 미술의 역사는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자들의 소유물이었다. 그것이 서양에서는 종교로 갔다가 유럽에서 왕권이 상실되는 시기까지 이어졌다. 루브르박물관도 프랑스시민혁명 때 루이 16세가 단두대 이슬로 사라진 뒤에 일반인에게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에는 왕과 귀족들 대신에 돈을 많이 번 자본주의가들에 의해 그 전통은 유지되었다. 따라서 미술작품은 예나 지금이나 유명하다고 이름이 난 것은 그 값을 일반적이 않다. 상상을 초월하게 비싼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래서 미술작품이 가진 고유한 의미와 목적은 희석되고 오로지 물질에 대한 가격만 떠올리게 되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미술작품도 있다. 그것까지 이야기하려면 너무 복잡해진다. 

 

미술작품이 값이 비싸다고, 물질만능의 시대에 뭐라고 할 것도 아니다. 그것이 내 것이 아닌데 가격이 얼마인지 무슨 상관인가? 내 주머니에 있어야 돈이라는 말이 맞다. 그들이 그러든 말든 값이 오르든 내리든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그게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산업이 발전할수록 그리고 돈이 많아질수록, 물질이 갖는 가치가 아니라 가격과 숫자에 관심을 두고 거기에만 모두 환상을 갖는 시대가 되었다.  옥션에서 어떤 작품이 기존의 금액보다 높게 낙찰되면 여지없이 최고가 경신이라는 제목으로 뉴스에 나온다. 그리고 그 작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가격과 작가 이름만 관심이 있다. 물질이 정신을 이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예술은 행위자의 창조력을 표현하는 행위이고, 작품은 그 결과물일 뿐이다. 진정한 가치와 의미는 그 행위자의 창조에 대한 열정과 노력과 믿음에 있는 것이지, 그 결과물인 천이나 물감이나 돌이나 브로즈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온갖 언론에서 책에서 학자니 뭐니 뭐니 하면서 돈 이야기만 하니 일반인은 모나리자에 돌을 던지는 것이다.

 

다빈치가 미워서, 모나리자가 미워서 아니라 그 이름이 쓰인 종이에, 천에 발라진 유화물감에 돌을 던지는 것이다. 이것이 모나리자에 테러를 가하는 이유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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