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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시장

4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행위예술가 이건용과 이중섭 '구상의 가족'이 출품

by !))*!))* 2024. 4. 16.

4월 23일(화, 오후 4시)에 열리는 서울옥션은 근현대미술과 고미술 합쳐 113점이 출품된다. 눈에 띄는 작품은 김환기, 천경자를 비롯해 박서보를 중심으로 하는 단색화 화가의 그림이다. 다음날인 4월 24일(수, 오후 4시)에는 케이옥션에서는 130점이 출품된다. 여기서는 단연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이 눈에 두드러진다.   

 

서울옥션에 출품되는 작품들에서 내가 사고 싶은 것들

1. 정상화(1932~)는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졸업 이후 <한국현대작가초대전>(1958), <악뛰엘전>(1965) 등 그룹에 참가했고, 제4회 파리비엔날레(1965), 제9회 상파울루비엔날레(1967)에 참가했다. 1967년 파리에서 일 년간 유학한 이후 귀국하였고, 69년에는 일본 고베에서 1977년까지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하였다. 이후 다시 파리로 건너가 1992년까지 작업하다 그 이후는 영구 귀국하여 경기도 여주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1950년대 앵포르멜 운동에 참여하여 추상표현주의적인 작업을 하다가 1969년 일본 고베로 건너갈 즈음에 모노크롬 즉 단색화 경향으로 전환했다. 이번에 출품된 1974년 작품은 정상화의 대표적인 제작방법인 격자형 화면 구조를 만들고 이후에 '들어내고 메우기'라는 행위를 반복해 그 흔적이 고스란히 기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화, 작품 1974
정상화, 작품 Work, 130×97cm(60호), 캔버스에 아크릴릭, 1977년
정상화 작품 뒷면
위 작품 뒷면, 상하 표시와 제작연도가 있다.

 

1972년까지는 작품에 원형 모티프가 등장하고 재료의 질료가 그대로 드러나던 화면에서 점점 화면을 네모칸으로 나누는 기하학적인 도형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형식으로 변화한다. 색은 점점 단색으로 변화하고 격자형 화면구조가 두드러진다.(화면만으로는 어떻게 제작한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단색화는 사진으로 분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작품 추정가는 1억8천만원에서 4억원이다.

 

2. 이건용(1942~ )은 홍익대학교 서양화를 전공했고, 계명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69년에 결성되어 현대미술에 대한 이론적인 탐구를 실제 미술작품에 연결시키고자 한 ST그룹을 이끌었고, AG(아방가르드) 그룹의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 시기부터 개념미술, 행위미술, 설치미술 등 실험미술을 시도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런 평가는 최근의 것이고 거의 40여 년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태도를 인정받지 못한 세월을 보냈다. 

이건용, 달팽이 걸음
달팽이 걸음, 칠판에 분필, 773×107.8cm, 2007 한국터키수교50주년 기념전 출품작

이 작품은 작은 칠판 10개가 연결된 작품으로 작품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달팽이처럼 쪼그려 앉아 자신의 행위를 기록한 작품이다. 마치 칠판에 가득한 낙서를 또 하나의 행위로 지우려는 모습으로 좌우로 분필로 선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칠판 가운데를 앉은 걸음으로 말이다. 

 

이런 실험작업은 조형이나 색 등 고정적인 혹은 전통적인 회화 개념으로는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다만 작가의 의도를 감상자가 무한히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작품 추정가는 2억원에서 3억원이다.

 

3. 모란도는 8폭병풍으로 된 민화이다.

모란은 화려한 자태를 뽐내 예로부터 꽃 중의 꽃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관목이다. 한때는 중국의 국화國花였으며, 꽃 값이 비싸 백량금百兩金으로 지칭되기도 했다. 또한 꽃 중의 왕花中之王이라는 의미로 임금을 상징하는 용도로 쓰이곤 했으며, 부귀영화의 표상으로 대표되기도 했다.

 

모란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궁중 그림이나 문양의 소재로 제격이었기에,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모란병풍이 다른 여타 장식화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주로 왕이 거처하는 어전이나 침전에 설치됐으며, 궁중의 공적인 연회나 가례 등 혼례 잔치에 장병裝屛으로 사용되어 ‘궁모란도’로 불리곤 했다. 뿐만 아니라 제례나 상례와 같은 의례 때도 널리 사용해,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상징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서울옥션에서 인용)

민화
모란도, 장지에 채색, 59.7×116.6cm

 

 

 

출품작은 8폭의 병풍 형태로, 폭마다 광폭의 도침 장지 바닥을 그대로 사용해 예사 작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장식이 주목적이었기에 좌우로 탐스런 꽃송이를 번갈아 가며 정렬시킨 도상을 매 폭마다 배치했다. 채색에 있어서도 오행에 따른 오방색黃·靑·白·赤·黑 을 주로 사용하면서 옅은 담채의 푸른 옥색·분홍색 등을 가미해 장식성을 극대화했다.

 

만개滿開·반개半開·봉오리 형태로 다양하게 만발한 선홍빛의 꽃잎과 대비되는 녹색의 이파리들은 잎맥까지 세세히 표현했으며, 미색의 단풍을 함께 배치해 다채로운 화면 구성을 이뤘다. 다양한 꽃이 자리 한 땅은 둥글게 표현한 후 색채와 묘사를 최소화해 그림의 주인공인 모란에게 시선을 집중시켰으며, 괴석과 줄기는 짙은 골조를 그리고 푸른빛과 갈색으로 채색했다. 이처럼 동세가 강한 모란에 장수를 의미하는 수석壽石까지 곁들여졌으니, 부귀영화의 귀한 길상화이다.(서울옥션에서 인용)

 

작품 추정가는 4억원에서 6억원이다.

 

케이옥션에 출품되는 작품들에서 내가 사고 싶은 것들

1. 김은호의 미인도  

공교롭게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에서 이당 김은호의 미인도가 동시에 출품되었다. 서울옥션(좌) 출품작이 약간 크기는 하지만 배경이 초록색 잎을 가진 나무와 발 근처에는 민들레를 그려 넣었다. 반면에 오른쪽은 케이옥션 출품작으로 배경으로는 무채색으로 대나무를, 발 근처에는 파란색이 눈에 띠는 나팔꽃이 그려져 있다.

 

전형적인 이당의  미인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오른쪽의 작품은 선과 호분을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자면 해방 이전에 그린 작품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대나무와 나팔꽃 등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미인도와 어울리는 식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 왼쪽 작품은 선이 굵고 얇은 변화가 있다. 이에 비해 오른쪽은 선에 변화가 거의 없으며, 미인의 얼굴만 아니라 저고리에도 호분을 사용해 흰색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어, 이 점으로 해방 전에 그린 작품으로 보는 요인에 하나이다. 

이당 김은호 미인도이당 김은호 미인도
미인도, 비단에 채색, 51.5×138.5cm(서울옥션 출품작, 좌), 미인도, 비단에 채색, 40.5×124cm(케이옥션 출품작, 우) 

이당 김은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저평가된 동양화가들 : 북종화 전통을 지키고 이어낸 이당 김은호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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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장르임에도 저평가된 동양화가들은 많고, 이런 현상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레트로니 복고풍이니 하는 현상에도 동양화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그러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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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낙청헌을 개설하여 제자양성에서부터 절정기에 오른 김은호의 작품세계를 알아본다. 해방 이후 친일시비와 일본화풍이라고 외면받았지만, 다시 그의 작품은 인기를 얻게 된다.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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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동양화가들 : 북종화 전통을 지키고 이어낸 이당 김은호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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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는 이당 김은호가 50년대 말부터 197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품 제작활동을 알아보려 한다. 이 시기에도 그의 초상화는 여전히 인기가 있어 역사인물의 표준영정을 많이 제작하였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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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

이 작품은 시인 구상(1919~2004)에게 준 이후 70년 만에 경매에 나왔다. 

 

이 작품은 1955년 이중섭이 미도파화랑과 대구 미국공보원에서 가졌던 개인전에서 실패한 이후 오랜 친구인 구상의 집에 머물던 이중섭이 구상과 그의 가족이 노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구상은 이 작품을 두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세발자전거를 사주던 날 모습을 이중섭이 스케치해 가족사진으로 준 것이라고 소개했다. 

 

경매 시작가는 14억원이다.

이중섭, 시인 구상의 가족
이중섭, 시인 구상의가족, 종이에 유채, 연필, 32×49.5cm, 1955

 

 

이중섭의 예술인생은 전쟁과 우리의 무지한 문화현상에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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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1916~1956)은 자신의 예술을 모진 세상살이와 맞바꾸며 짧게 살다 간 화가이다. 그 짧은 시간에 그의 삶은 신화로 묘사되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의 그림을 겉으로만 보고, 어떤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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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년 2월 28일 중앙일보는 "박수근·이중섭이 이런 그림을?" 美 유명 전시관 위작 논란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LACMA(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이 개최하는 (Korean Treasures from the Chester and Cameron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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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김환기의 점화(1973년 22-X-73 #325)가 출품된다. 또 프랑스로 떠나기 이전인 1955년에 제작한 '산''은 경매 시작가는 2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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