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는 4월 1일 '입대 후에도 미술 사랑 BTS RM…리움·호암미술관 등 방문'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를 받아 7개가 너는 언론사가 제목을 조금씩 바꾸어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BTS RM이 자신의 SNS에 어떤 게시물을 올리든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그 게시물을 연합뉴스라는 통신사가 다루어야 할 중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은 든다.
유명 인사 혹은 영향력 있는 연예인이 방문한 곳은 대중들 입에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아니 꽤 오래전부터 BTS 멤버가 미술 전시장에 나타나면 여지없이 미술계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불황이라는 시름을 직격으로 맞은 미술시장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이 된다고 여기기에 이렇게 할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굳이 연합뉴스라는 통신사가 미술계에서 퍼트린 이 SNS를 뉴스로까지 내보낼 일인지는 모르겠다. 뭐, 인기 있는 BTS라는 이름을 기사에 내보내면 대중이 많이 볼 것이라는 생각은 했을 것이다. 통신사도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기에.
그런데 이런 보도기사가 미술시장에 정말 도움이 될까? 일반 대중이 갤러리나 경매장에 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사는 행동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부정적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수에 비해 작가도 많지만, 갤러리도 많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 시장은 아직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술시장에 대하여 간단히 말하면, 시장 크기와 참여하는 사람 수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비슷한 국가와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작다. 경매에서 낙찰되는 작품 가격만 비교해도 알 수 있다. 아무리 비싼 경매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이라도 100억 원을 넘은 것이 거의 없다.( 김환기의 우주를 제외하면)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수화 김환기의 생애와 작품에 관하여
미술시장에서야 BTS RM이 전시장에 자주 나타나 관심을 보이면 대중도 따라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사람이 와야 홍보를 할 것이니까. 하지만, 예전보다는 미술 전시장을 찾는 인구가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
아트리뷰 (ArtReview)라는 잡지에서는 미술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파워 100(Power 100)을 매년 발표한다. 지난 세기와 현재와 비교하면 미술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의 직업이 많이 변화했다. "지난 세기에는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비평가와 전시기획자, 미술관장들이 문화생산자로서 미술 담론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자본의 세계화와 더불어 수집가, 수퍼 리치들과 그들을 매개하는 미술시장 관계자, 갤러리스트들이 세계 미술에 끼치는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아트 파워, 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중앙일보, 2024.04.01자 기사에는 인용)
여기서 보듯이 경제 아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소유한 이들의 영향력이 미술시장에서는 커지고 있다. 2023년에는 갤러리스트·미술시장 인사 19명, 수집가·후원자 8명으로 분석된다. 이 숫자는 이전보다 늘어나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어쩌면 이론가라고 분류된 10명은 아예 사라지고 이 자리를 수퍼 리치라는 분류로 대체될지 모른다. 자본주의 힘은 날이 갈수록 막대해진다.
위 중앙일보 기사에서 결론으로, '국제적인 미술정보들이 북미, 유럽 작가 중심으로 편향되어 있으며 서구 사회뿐 아니라 비서구권, 신흥국가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비엔날레라든가 국공립, 사립미술관뿐 아니라 미술시장 역시 이 같은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결론을 여기 BTS 기사에 관한 것과 빗대어 말하면, 유명 인사의 미적 취미는 대중의 취미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미적 취미를 지켜내는 일은 온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미술과 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뱅크시의 거리 미술이 인사동 갤러리로 들어와 전시한다? (0) | 2024.05.23 |
---|---|
4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행위예술가 이건용과 이중섭 '구상의 가족'이 출품 (1) | 2024.04.16 |
2024년 3월 29일 서울옥션 경매 결과에 관한 간단한 보고서 (1) | 2024.03.29 |
방송인 최화정의 켈렉션은 방송인으로 보이는 최화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1) | 2024.03.22 |
서울옥션에 지-드레곤이 그린 그림이 나온다구, 그래서 얼마인데요? (2) | 2024.03.20 |
4인용 식탁 채널 A, 의사 함익병씨의 거실에 걸린 작품은 누가 그린 것? (7) | 2024.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