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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회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가 런던 건물 외벽에 뿌린 초록 페인트가 벽화라니!

by !))*!))* 2024. 3. 20.

뱅크시가 누구길래 하루이틀 사이에 온 신문사가 런던에 벽화가 등장했다고 기사를 쏟아 냈다. 그런데 그 기사들 중에서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 얼굴 없는 작가, 저항의식을 가진 작가, 거리예술의 혁명가 등으로 묘사하는 뱅크시가 이번 런던  핀스버리 파크(Finsbury Park)에 등장한 초록 페인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뱅크시는 이번 행위가 자신이 한 것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알렸다. 

 

 

 

뱅크시 인스타그램뱅크시 인스타그램
뱅크시의 인스타그램에서 전후 사진을 올려 자신이 한 것임을 알림 

17일 일요일 런던 북부 핀스버리 파크에 나타난 행위의 흔적은 뱅크시(Banksy, 1974~)라는 것을 확인한 뒤에 사람들이 이것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아파트 단지 옆 가지가 잘린 벚나무 뒤에 있는 벽에 녹색 페인트가 뿌려졌다. 칠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뿌려 아래로 흘러내린 것처럼 보인다. 그 왼쪽 아래에는 농약을 뿌리는 분문기 같은 것을 들고 서있는 사람이 묘사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져야 한다. 가지가 잘린 벚나무와 물감이 뿌려진 벽이 합쳐 무성한 잎이 달린 나무로 보이기 때문이다. 왼쪽에 있는 소년은 이 소란이 무엇인지 궁금한 듯 위를 올려다보는 형상이 된다. 

 

이에 대한 해석이 우리 신문기사에는 약간 오류가 있는데 BBC가 연속으로 내보내는 기사를 토대로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뱅크시의 최근 작업에 관한 기사
뱅크시가 했다고 한 초록 페인트에 대한 기사들, 구글에서 발췌

 

그러니까 이 벚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라, 40~50년 된 수령과 곰팡이 균때문에 약해져 있었고, 엄격한 관리 아래 나무 윗부분을 제거하는 폴리딩(Pollarding)이라는 방법으로 가지를 친 것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한다. 이어 이런 방법은 나무 수명을 늘리고 성장을 억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뱅크시가 가지를 친 시점을 정확히 알고 이를 이용해 도시 환경에 대한 우리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를 토론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쨌든 이 지역민은 다른 뱅크시의 작품처럼 도난당할 우려가 없는 작품이라고 하면 지역을 위해 아주 잘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BBC는 전하고 있다.  

 

최근에 뱅크시의 작품이 도난 당한 사건

BBC는 뱅크시의 작품을 훔치려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라고 말한다. 뱅크시가 2023년 12월 22일(현지 시간) 런던 남부 펙함(Peckham) 거리에 설치된 '정지신호 표지판'을 개조한 작품을 설치했다. 이 표지판이 등장한 지 한 시간 만에 남성 두 명이 나타나 탈취했다. 이 남성들은 절도 및 범죄 행위로 체포되었지만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다. 

 

 

 

뱅크시가 개조한 정지신호 표지판
뱅크시가 정지신호 표지판을 개조하여 군용드론을 새겨넣었다. 2023년 12월.

뱅크시는 여러 차례 자신의 작업이 도난당하는 경험을 했다. 그의 작품이 일반적으로 캔버스와 같은 전통적인 재료에 그려진 것이 아니라, 담벼락이나 콘크리트벽에 그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떼어가는 일을 경험한 것이다. 뱅크시는 이런 자본주의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그의 생각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있었다. 

 

2018년 10월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라는 제목으로 소더비 경매에 나왔고, 104만 파운드에 낙찰되었다. 당시 환율로 15억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낙찰된 것이다. 그런데 낙찰과 동시에 경고음이 울리며 그림이 액자 밑에 설치된 분쇄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중계되었다. 당연히 현장에 있는 사라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뱅크시 자신이 현대 미술시장의 작품거래 관행을 조롱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다시 3년 뒤 그러니까 2021년 10월 15일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860파운드(약 300억원)에 낙찰되었다. 작품 제목은 <사랑은 휴지통에>(Love is in the Bin)라고 바뀌어 있었다. 

 

2018년 경매에서 낙찰자는 반쯤 잘린 작품 그대로 인수하기를 원했고, 그것이 3년 뒤에 20배로 뛴 것이다. 말릴 수 없는 자본주의이다. 그렇다고 비난할 일은 아닌 듯하다. 

 

이런 인간의 욕망때문에 미술을 비롯한 예술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eXKE0nAMmg4

뱅크시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하고 영어가 된다면 BBC라디오 4 시리즈인 뱅크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겠다. 

https://www.bbc.co.uk/programmes/m001nwhs

 

국가 경제 규모가 10내외라고 하는 우리 한국에서는 언제쯤 200억, 300억 넘는 경매 낙찰가격을 볼 수 있을까?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의 작품가격이 300억이 넘는데. 우리는 국민작가라고 하는 박수근 작품은 여기에 못 미쳐도 한참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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