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에노공원에 있는 동경도미술관에서는 '인상파, 모네에서 아메리카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미국 우스타미술관 소장품 중심으로 일본에서 최초 공개되는 작품 다수가 포함되었다. 인상파가 추구했던 진정한 의미와 그 영향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전시라 소개한다.
전시개요
전시 : 인상파, 모네에서 아메리카로, 우스터미술관 소장품
기간 : 2023. 01. 27 ~ 04. 07
장소 : 일본 동경도미술관(東京都美術館)
전람회공식사이트 : https://worcester2024.jp
전시구성
1실 전통에 대한 도전
카미유 코로(Jean-Baptiste-Camille Corot, 1796~1875)
귀스타브 쿠르베 : Jean-Désiré Gustave Courbet, 1819~1877) 등 11점
2실 파리와 인상파 화가들
클로드 모네(Oscar-Claude Monet, 1840~1926)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1814~1919) 등 12점
3실 국제적으로 확산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 1856~1925)
구로다 세이키(黒田清輝, 1866~1924) 등 19점
4실 아메리카의 인상파
차일드 하삼(Childe Hassam, 1859~ 1935)
윌리암 체이스( William Merritt Chase, 1849~1916) 등 13점
5실 아직 보지 못한 풍경을 찾아서
폴 세잔느(Paul Cézanne, 1839~1906)
드위 파샬(DeWitt Parshall, 1864~1956) 등 14점
* 동경도미술관은 일본 최초 공립미술관으로 1926년에 전시장 주목적으로 하여 개관했지만, 1943년 동경도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그리고 작품을 소장하는 소위 박물관 성격으로 바뀌었고, 1968년 신관 건설준비 위원회를 설립하여 새로운 건축을 계획하게 된다.
지금은 구관은 철거되고 신관만 남아 운영되고 있으며, 우에노공원에 르 코르뷔제가 설계한 국립서양미술관과 여타 많은 문화시설과 함께 동경을 대표하는 미술관 중에 하나이다.
'인상파, 모네에서 아마리카로'의 개최 취지
제1회 인상파전(1874)이 개최되고 150년이 흐른 2024년, 인상파가 유럽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당시 예술의 본고장인 파리에 모여든 화가들은 고정관념과 기성세대에 도전한 인상파를 이해하고 배워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이 새로운 미술을 전파한다. 이번 전시는 인상파의 혁신성과 국제적으로 전개된 양상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바다를 건너 불어 온 또 하나의 인상파'라고 명명된 것처럼 미국 보스턴 근교에 위치한 우스터미술관(Worcester Art Museum)소장품이 중심으로 기획된 것이다. 우스터미술관은 1898년 개관 초기부터 인상파 작품을 적극 수집해, 이번 젠시에 모네와 르누와르를 비롯해, 독일과 북유럽 작가들, 미국의 인상파를 대표하는 핫삼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은 일본에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미국 인상파(4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획될 것이다.
* 우스터미술관은 전 세계 미술품 4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으로 일본 우키요에와 고대 미술품, 미국과 유럽의 회화 컬렉션이 유명하다. 특히 미국에서 클로드 모네와 폴 고갱과 같은 인상파 작가의 작품을 미국 최초로 수집한 미술관이다.
또한 구로다 세이키 (黒田清輝, 1866~1924)를 비롯해 구메 케이이찌로( 久米桂一郎, 1886~1934), 후지시마 타케지( 藤島武二, 1867~1943) , 오타 키지로( 太田喜二郎, 1883~1951) 등 일본의 대표적인 인상파(외광파)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구로다 세이키는 일본에 인상파(외광파)를 거의 최초로 전파한 사람으로 일본 근대미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화가이며, 일본동경미술대학을 설립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기회가 되면 구로다 세이키와 외광파 그리고 우리 근대미술의 영향에 관하여 포스팅하겠다.)
* 외광파(外光派)는 인상파 회화운동이 잠시 정체상태에 빠진 반면에 고전적인 사실기법에 인상파풍의 밝은 대기의 색채를 가미한 화풍을 말한다. 구로다의 세이키의 스승은 라파엘 코랭(Raphaaël Collin, 1850~1916)도 이런 유형의 살롱화가였기에, 일본에 도입된 인상파 화법은 외광파라고 부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기도 하다.
눈여겨 볼만한 작가와 작품들
1. 2실과 3실에 차일드 하삼(Childe Hassam, 1859~ 1935)의 작품이 여러 점 전시된다. 하삼은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얼리적부터 미술에 소양을 보였다. 미술에 관한 정규교육은 본격적으로 받지 않았지만 상업용 판화를 디자인하면서 수채화를 그렸습니다. 수채화가 꽤 인기가 있어 생활방편이 되었고 한편으로는 그림공부를 이어나갔다.
이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줄리앙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이주한다. 당시 작가들과는 교류가 적었으나 미술관에서 만난 인상파에 대하여 크게 영향을 받았다. 이미 인상파가 정점을 지나 신인상파 혹은 후기 인상파로 불리는 작품이 등장하였지만, 그의 작품은 극단적인 인상파로 몰입하게 된다. 이런 하삼의 작품은 미국에 인상파를 전파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프랑스식 정원에서 꽃 모으기'는 흔히 경쾌하면서도 빠른 붓놀림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상파 형식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어딘지 다르다. 인상파는 공기의 색을 표현하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했지만, 하삼의 작품에서는 오히려 사물의 표현에 몰두한 나머지 세세한 붓터치가 오히려 인상파와 약간 거리를 두게 한다.
2. 3실에는 일본 외광파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 그중에서 대표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구로다 세이키 (黒田清輝, 1866~1924)의 '낙엽'이 출품된다.
구로다는 귀족 자제로 태어나 1884년 프랑스로 건너가 법학을 공부하다 미술로 진로를 변경하여 약 5년 동안 라파엘 코랭에게 외광파 그림을 배우게 된다. 이 시기 프랑스 파리 상류사회에서 어느 정도 일반적으로 수용되면서, 참신한 화풍으로 인정받던 외광파에 매력을 느낀 것은 구로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진보적이지만 매우 아카데믹한 외광파는 일본 아카데미즘 형성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구로다의 이런 화풍이 일본 근대양화의 주류를 이루게 된 계기는 바로 동경미술학교에 양화과를 설치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귀족 자제였던 구로다는 1893년 프랑스에서 귀국한 이래 개인화실을 열어 많은 제자를 가르쳤고, 구로다와 이들이 대거 동경미술학교 양화과 교수로 지직하면서 자리를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1891년 작인 '낙엽'은 프랑스에서 귀국하기 전, 퐁텐블로 숲의 강변에 있는 가로수를 그린 것이다. 나무들은 깊은 가을에 낙엽이 많이 떨어져, 막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참이다. 짧은 붓터치를 활용해 낙엽 지는 가을 풍경을 밝게 묘사해 외부에서 느끼는 공기의 흐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구로다의 그림은 이전에 양화가 들어와 구축하고 있던 '구파' (송진파, 북파)와 대립해 '신파'(보라紫파, 남파)라고 불렀다.
* 만약 일본 동경에 간다면 반드시 이 전시는 보아야 할 전시로 꼽을 수 있겠다. 예전과 다르게 일본도 온라인이 활성화되어 있어 입장권도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가야 할 듯하다. 우에노공원 안내소에서 평일에만 입장권을 판매하고 현자 즉 미술관에서는 입장권을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알고 가야 한다.
공식 온라인 티켓 사이트는 한글로도 친절히 안내가 되어 있다.
https://www.e-tix.jp/worcester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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