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6 그림이 뭐야라는 유치원 꼬마의 질문에 답변하기 어느 날 유치원에 다니는 녀석이 뜬금없이, "그림이 뭐어야?" "그림? 그리는 거지 뭐." "그러문, 그리는 거가 무어야?" 말문이 막힌다. 왜 그리는 걸까? 무엇 때문에 그리는 걸까? 사과를, 꽃을 그리는 걸까? 그것만 그림일까? 백남준이 만든 비디오 아트도 있고, 마구 휘갈긴 듯한 피카소 그림도 있는데. 이들은 사과나 장미꽃은 그리지 않은 것 같다.(아니, 그린 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들을 세계적인 미술가라고 알고 있다. 그림이 뭐지? 도대체 무엇을 그림이라고 부르는 것이지? 미술을 어떻게 설명해야 알아들을지. 어떻게 말하면 이 꼬마가 쉽게 머리를 끄덕일까? 막막하다. 어디서 들은 대로 질문을 해댈 텐데. 난감하다. 시간이 뭐야? 햇빛은? 공간은? 전기는? 비행기는 어떻게 하늘을 날.. 2023. 12. 7. 동녘에 거닐다: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에서 뽑은 3 작품 동녘에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는 동양화 기증작품 전시이다. 2000년대 들어서서 동양화는 주목받지 못하는 장르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1세대 화랑인 동산방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수집했다. 그것은 한 화상의 집념이었고, 그 결과로 우리는 동양화라는 미술 역사를 잊지 않게 되었다. 이런 의미 있는 전시를 잊지 않기 위해 눈에 띄는 3 작품을 소개한다. 동녘에 거닐다: 국립현대술관 특별전에서 느끼는 기증이라는 의미 미술시장, 갤러리 혹은 화랑이 거의 없었던 시절인 1961년에 동산방은 표구사로 출발했다. 1990년대 우리나라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인사동에 동산방은 1974년부터 현재까지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이번 기증전은 동산방 설립자 박주환이 컬렉션 하고, 사업을 이.. 2023. 12. 5.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범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 국립기관이며, 한국 미술문화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은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 특히 역사 부분에서 용어 정의와 기록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은 국립기관의 기록을 믿고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에 대한 정의와 범위를 보다 정교하게 제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학적 추상미술의 정의와 적용범위 잡지 데 스틸(De Stijl, 1917~1932)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에게 반 되스부르크(Theo vanesburg, 1883~1931)가 제안하여 1917년 잡지 데 스틸(De Stijl, 1917~1925)을 창간했다. 여기에 건축가, 조각가, 영화감독 등이 합세하여 그룹운동을 결성했다. 이들은 현실로부터 비극적인 것, 개.. 2023. 11. 28.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뜻밖에 만난 소정 변관식 초기작품(192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동산 박주환이 수집하고 그의 아들 박우홍이 기증한 동양화 209점을 전시하고 있다. 동양화 전시가 국공립미술관은 물론이고 사립미술관에서도 보기 힘든 장르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꽤 오래되었지만 미술계에서는 별 다른 극복 혹은 타개 등의 움직임은 없다. 하물며 2백 점이 넘는 작품을 기증, 그것도 동양화가 중심이라는 것이 반갑다. 소정 변관식의 생애와 예술세계소정 변관식(小亭 卞寬植, 1899~1976)은 황해도 웅진에서 태어났다. 외조부 소림 조석진이 화사로 있던 서화미술회에서 그림을 배웠다. 1912년 2길 입학한 이들이 심산노수현, 청전 이상범, 정재 최우석이 있고 중간에 입학 사람이 이당 김은호이다. 일곱 살 위인 이당 김은호와는 아마 이 시기에 만나 만나 평생 친구로 .. 2023. 11. 23. 미술엔 규칙 같은 게 한 군데도 없다는 조영남 인터뷰에 대한 이의 가수 조영남이 11월 7일부터 서울 세빛섬 애니버셔리에서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전을 열면서 언론사와 한 인터뷰가 실렸다. 그중에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에서 첫소리 계명을 예로 들면서 "음악에 비해 미술에 규격이나 규칙 같은 게 단 한 군데도 없다"라는 내용이 실렸다. 정말 그럴까? 미술엔 규격이나 규칙이라는 것이 없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조영남의 주장에 대한 단상 여기서 그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나 전시회에 관한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전시회를 열 수 있다. 여기에는 어떤 자격도 경력도 필요 없다. 어쩌면 이런 활동을 대중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실행력을 누군가는 부러워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조영남, 내일부터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 2023. 11. 22.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