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푸바오가 떠나는 날, 애버랜드에 설치된 알렉산더 칼더(Calder) 작품 앞에서 푸바오를 배웅했다. 이를 본 이들이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 작품이 언제 에버랜드 서있었는지 궁금해했다. 이 작품은 리움에 있다가 최근 에버랜드로 이전했다고 한다. 관심을 끈 칼더의 작품은 작년부터 시애틀미술관에서 8월 4일까지 열린다.
시애틀미술관에서 열리는 '칼더 : 움직임'(Calder: In Motion) 전시는
2023년 봄, 시애틀미술관(Seattle Art Museum, SAM)은 35년간 칼더 작품을 수집한 셜리 가족의 칼더 컬렉션(Shirley Family Calder collection)을 기증받은 기념으로 2023년 11월 8일부터 2024년 8월 4일까지 칼더: 움직임(Calder: In Motion)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Gamma (1947), Bougainvillier (1947), Toile d'araignée (1965) 와 같은 주목할만한 작품과 셜리 가족이 수집한 45개 이상의 작품과 석판화 등이 전시된다.
또 시애틀미술관은 전 세계에 설치된 칼더의 작품을 지도에 표기하고 있다. 세계에 설치된 칼더 작품 지도를 펼쳐보면 한국에는 3개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는 신세계 백화점에 설치된 작품이다.
그리고 지도에서는 두 개(2)가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재로 '거대한 주름'이라는 이 작품만 나온다. 그런데 이 작품이 에버랜드로 옮겨가서 전시를 시작한 시점에 푸바오를 배웅하게 된 것이다. 미술관에 있는 것도 좋지만 이 작품은 크기도 7m도 넘기에 놀이공원인 에버랜드와 잘 어울리는 듯하다.
이 작품은 2013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알렉산더 칼더 회고전'을 열었을 당시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삼성미술관이 그 이전부터 소장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이 전시를 한 뒤에 소장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얼마 전에 '곰리'가 비금도에 설치된다는 소식을 언급하면서 함께 언급했던 올덴버그나 프랭크 스텔라, 조나단 보로프스키 등의 작품이 있는 것을 떠올리면 한국에도 꽤 유명한 작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조형물의 평가에 관해서는 개인적이고 취향에 따라 다르기에 감안하지 않고 따진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덧붙이면, 시애틀미술관에서 열리는 칼더 전시의 기획에 하나로 전 세계에 설치된 칼더의 작품을 온 라인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은 참신하다고 할 수 있다. 조각 그리고 공공조형물로 설치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하면서도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된다.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누구인가
칼더는 1898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조각가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났다. 이런 부모 아래서 자란 칼더는 어릴 때부터 여러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공과대학을 진학하여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여러 곳을 다니며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그러던 중에 1923년 미술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뉴욕미술학생연맹에 들어갔다. 마크 로스코도 다녔던 이 학교에 칼더는 1923년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져 마크 로스코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다닌 것으로 보인다.
* 뉴욕 미술학생 연맹(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은 미국 '미술협회'(American Fine Arts Society)에 소속된 학교로 아마추어와 전문가 모두에게 개방되어 학위에 상관없이 미술공부를 할 수 있다. 1875년에 개설된 이 학교는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1926년 파리로 건너간 칼더는 서커스 무대에 필요한 작품을 철사를 재료로 만들었다. 이 서커스 공연장에 초현주의 작가인 후안 미로와 장 아르프와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이 찾아왔으며 칼더의 철사 작품을 보고 아주 좋은 평가를 했다고 한다.
칼더는 1931년 새로운 형식의 조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바로 움직이는 조각 모빌(Mobile)이다. 이미 구성주의 조각 등으로 나움가보 등이 새로운 산업물품과 재료로 작업하던 시기에 칼더는 움직이는 조각을 창안해 낸 것이다. 이 '모빌'이라는 용어는 움직이는 작품과 달리 움직임이 없는 작품에 스테빌(Stabile)이라고 아르프(Arp)가 명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다른 책자에서는 마르셀 뒤샹이 자신의 레디 메이드와 달리 부르는 용어로 모빌을 만들었다고도 한다.
아기들 장난감 모빌이 칼더의 모빌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파리에서 돌아온 칼더는 미국 코네티컷 주 록스베리에 오래된 농가에 작업실을 만든다. 그곳에서는 다양한 재료 즉 철 이외에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업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철을 구하기 어려웠기에 목재와 유리와 도자기 파편, 깡통 등으로 독특한 작품을 만들었다.
1950년대부터는 거대한 규모로 제작한 야외 조각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이런 거대한 작품은 공공조형물이라는 개념과 적절하게 맞아 들어가면서, 전 세계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1976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고 개막식에 참한 뒤 몇 주 만에 칼더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의 나이 78세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후 그의 가족은 칼더 재단을 1987년에 설립하고, 22,000개 이상되는 그의 작품을 기록했다.
시애틀미술관 칼더 : 움직임(Calder: In Motion) 전시에 출품된 작품 소개
파리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에 만든 작품이다. 온갖 재료를 사용해 모빌을 만드는 요즘 물품에 영감을 준 최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유리와 단추, 끈 그리고 황동으로 된 긴 막대로 구성한 것이다. 예술 작품이 생활용품의 하나가 된 좋은 사례라고도할 수 있다.
칼더는 "나는 해변에서 주운 바닷물과 모래에 의해 깎여 부드러워진 깨진 유리 조각을 모아서 몇 마리의 물고기를 만들었다"라고 진술했다. 이런 그의 진술에 따라 이 <물고기> 작품은 그 시리즈 중에서 첫 번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가는 철사로 물고기 비늘을 만들고, 그 비늘 가운데에 주운 유리 파편을 매달아 환상적인 물고기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칼더의 작품은 기증한 셜리는 젊은 시절 미술관에서 칼더의 작품을 보고 아인슈타인이 뉴욕의 MoMA에서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을 보고 넋을 잃은 것과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후 셜리는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이 되었고, 시애틀미술관의 이사진이 되어 미술관 운영에 많은 기부를 했다.
2000년 초반 시애틀올림픽조각공원을 조성하면서 운영비용에 대하여 기부를 하였고, 이 조각공원에 세워진 칼더의 장대한 작품 <독수리>(Eagle)를 구입할 자금을 시애틀미술관에 제공했다.
이 작품은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시애틀올림픽조각공원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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