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지 2달이 넘었다. 제대로 일하는 공립미술관과 일하지 않는 공립미술관 구분법이 이때쯤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예정전시' 혹은 '준비 중 전시'를 누리집(홈페이지)에 한해 전시 일정이 올라와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구분하는 것이다. 또 외국 예를 들어야 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미술관, 박물관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한 해가 아니라 심지어 2, 3년 뒤에 하는 전시도 개괄적으로 게재한다. 이것이 미술관의 수준 차이이다. 별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공립미술관이 생긴 지 벌써 37년이나 흘렀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하고, 소위 시립미술관, 도립미술관 등 공립미술관이 처음 개관한 것은 제주도 기당미술관(시립이라는 명칭은 쓰지 않고 있다)으로 1987년 7월 1일에 개관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1988년 8월 19일에 개관했으니, 1년이나 빨리 개관했다.
여기서 어느 공립미술관이 빨리 개관했느냐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설립이 된 지 이제 햇수로 따지면 성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성년이 무엇인가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아는 성숙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면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공립미술관이 설립된 시기가 다 다르다고 할 것이다. 어느 곳은 10년, 어느 곳은 20년, 어느 곳은 이제 '한두 해 될까 말까인데'라고 분명히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우리 공립미술관은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염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었으면 당연히 해야할 일을 계획하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이미 로드 맵이 나와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조금 정리해서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에게 쉽게 전달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게 어렵다고 끝내는 올리지 않고 있다.
2달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그러고서는 우리 문화 수준을 탓한다. 미술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 아직 멀었다. 등등, 할 말 못할 말 해가며, 학예사라고 관장이라고 거들먹거리고들 있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 말이다.
어쩌면 이것도 쇠귀에 경읽기가 될지도 모른다. 전시 개막일이 코 앞인데도 아무 정보가 홈페이지에 올라오지 않는 일이 태반이다. 으레 그러려니 한다. 둔감해진 것이다.
언제쯤 제대로 하는 공립미술관을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제대로 하는 공립미술관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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