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중기 시대의 작가 중에서 지난 편 오쿠무라 마사노부(奧村政信 1686~1764)에 이어, 니시무라 시게나가(西村重長, 1697?~1756)와 이시카와 토요노부(石川豊信, 1711-1785)를 알아보기로 한다. 이들은 우키요에의 다양한 제작벙법을 개발하고 서양의 원근법을 도입하여 더욱 새로운 화면구성법을 보여주는 작가들이다.
우키요에 영역을 확장한 니시무라 시게나가(西村重長, 1697~1756)
니시무라 시게나가(西村重長)는 1697년 에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토리이’ 가문의 우키요에를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전해진다. 오쿠무라 마사노부(奧村政信)보다 10년 뒤에 태어났으나, 활동 시기는 마사노부와 거의 같다. 그의 제작 방식은 우키요에의 거의 모든 형식으로 제작했으며, 마사노부의 형식의 영향을 받아 서양의 원근법을 활용했고 그 적용이 보다 정확하다. 그리고 그의 업적 중에 하나는 우키요에 형식으로 풍경화와 화초를 그렸는데 이것은 최초이다.
新吉原月見之座舗(신요시하라 츠키미자자시키), 18세기, 横大判
튀김 요릿집 다다미에서 연회를 여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그림을 구성하는 내용을 보면, 샤미센을 연주하는 유녀 옆에 있는 손님이 부채를 쥐고 박자를 맞추려는 모습이고, 그 옆 손님은 잔을 들고 막 마시려던 참이다. 그리고 오른쪽에서 손에 술주전자를 들고 막 방으로 들어서는 이는 유녀 수습생(新造)이다. 왼쪽 병풍 밖에서는 남성이 시중(男衆)을 들고 있다.
에도시대의 요릿집의 화려한 내부 구성을 볼 수 있다. 화면 멀리에는 또 다른 연회팀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튀김 요릿집 내부를 서양식 원근법을 적용한 그림으로 거의 완벽하게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눈이 혼란스럽지 않고 감상하기에 매우 편안하다. 원근법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했다는 증거이다.
이 그림에서 눈여겨볼 것은 오른쪽 유녀가 앉은 모습이다. 이 시대는 여성이 우리가 아는 무릎을 꿇고 앉은 모습이 아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릎을 꿇고 앉는 습관은 아직 없었고, 대신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무릎을 세우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보통이었다. 또 가부키 극장에서만 연주하던 샤미센은 이제 다다미가 있는 집에서도 연주하는 형식(張唄)으로 펴질 만큼 유행했다.
노는 아이들, 1750년대 중반, 横大判, 호놀룰루 미술관 소장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세 장면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이미 책에 삽입되는 삽화로서가 아니라 별도로 독립된 장르로 이미 정착되었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夏伸細, 1750년경 漆繪, 육필, 33.5×15.6cm
오른쪽 상단에 夏伸細라고 쓴 것은 '여름을 자세히 펼치다'라는 의미이다. 원앙과 붓꽃 그리고 두약(화살촉 풀) 등을 그린 것이다. 검은색에 아교를 섞은 우루시에(漆繪) 제작법과 손으로 색을 덧입혀(육필) 그렸다.
うきゑ 上野東叡山しのばずの風景, 1740~50년대, 베니즈리에, 육필
제목 앞에 'うきゑ'라는 붙은 것은 '원경의 산수를 뜻하는 것으로 발음은 ‘우끼에’이다.
이 작품은 현재의 우에노 공원 왼쪽에 있는 연못인 '우에노 도에이잔 시노바즈'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홍색을 쓴 베니즈리에와 육필을 가미한 작품이다. 이런 풍경을 최초로 시도학 작가로 알려져 있다.
실내를 그린 작품보다는 원근법 사용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실외 즉 풍경에서 원근법을 적용한 시도를 볼 수 있다. 즉 가까운 사물은 크고 멀리 있는 사물은 점점 작아지게 그린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여기 전기 흩어져 있는 집들은 여전히 완벽하게 원근법을 사용하지는 못했다.
이시카와 토요노부(石川豊信, 1711~1785)
이시카와 토요노부는 에도 중기에 활동한 작가로 베니즈리에(紅摺繪)로 제작한 미인도가 많다. 니시무라 시게나가(西村重長)에게 사사하였고 배웠다고 전해지며, 1740년대부터 작품활동을 했다. 온화한 화풍으로 이후 스즈키 하루노부(鈴木春信, 1725~1770) 등에 영향을 미친다.
홍색과 초록색으로 채색한 대형 베니즈리에(紅摺繪)에 뛰어난 색채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작은 ‘花下美人図’, ‘常磐津(ときわず)本を持つ娘’, ‘瀬川吉次(きちじの石橋(しゃっきょう)’ 등이 있다.
石川豊信(이시카와 토요노부), 花下美人図(꽃 아래에 서 있는 미인도), 漆繪, 동경국립박물관 소장
石川豊信(이시카와 토요노부), 2대 坂東彦三郎(반도 히코사부로), 1751~1764년경, 紅摺繪, 43.2×30.3cm, 영국 브리티쉬 미술관 소장
2대 반도 히코사부로(기쿠마츠에서 1751년에 이름을 바꿈)가 아역(10살) 배우 시절에 목마 춤을 추는 모습이다. 녹색 안료에 들어있는 노란색이 퇴색되어 더욱 녹색이 짙게 보인다. 목마 춤은 봄에 공연되는 무용이지만 배경에 국화가 있는 것으로 보아 가을 공연으로 추측되고, 이 작품은 최고의 베니즈리에(紅摺繪)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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