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미술관) 운영에서 기증품에 대한 관리와 대우를 보면 그곳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한국 역사와 문화를 최고 수준으로 다룰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22년 기증관 1관을 개관하고 2년여 걸쳐 드디어 나머지 기증관도 개관했다. <나눔의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개관 전시는 기증품 1671점이 644평의 면적을 가진 공간에 전시된다.
특히 이번에는 손창근 씨가 기증한 <세한도>와 윤동한 씨가 기증한 <수월관음도>가 5월 5일까지 특별 공개된다.
기증 Ⅰ관
기증Ⅰ실은 기증관의 도입부로서, 관람객이 기증의 개념과 가치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나눔의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문을 연 기증Ⅰ실은 기증품 전시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라운지, 기증과 관련된 자료와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영상 등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조성하였다.
기증 Ⅱ관
기증Ⅱ실은 ‘문화유산 지키기와 기증’이라는 주제로 20세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킨 분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국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험에 처할 뻔한 문화유산, 후손들이 정성껏 지킨 문중 문화유산, 국립중앙박물관회 등 단체의 노력이 기증으로 이어진 사례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기증 Ⅲ관
기증Ⅲ실은 ‘기증 문화유산의 다채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조형성과 미감을 지닌 문화유산을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중앙 통로 좌우에 전시하여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 옛 생활문화를 담고 있는 문방과 규방 공예품, 흙과 금속으로 만든 문화유산,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 등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한데 어우러져 조화와 공존의 의미를 보여 준다.
기증 Ⅳ관
기증Ⅳ실은 ‘전통미술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안목으로 옛 물건들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전통미술품에서 받은 영감을 예술 창작활동의 원천으로 삼은 현대 작가들의 기증품을 소개한다.
기증관 <나눔의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 > 전시에 에 출품된 대표 문화재
세한도
20세기 〈세한도〉의 여정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게 준 〈세한도〉는 이후 이상적의 제자 김병선(金秉善, 1830~1891)이 소장하다가, 그의 아들인 김준학에게 전해졌습니다. 이후 민영휘·민규식이 소장했다고 전해집니다. 1932년에는 일본인 학자 후지쓰카 지카시[藤塚隣, 1879~1948]가 〈세한도〉의 주인이었습니다. 그는 경성제국대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김정희의 학문적 성과를 최초로 연구했고, 이한복, 손재형 등과 교류하며 김정희 관련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정년퇴임 후 그는 〈세한도〉를 비롯한 여러 자료를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1944년 진도 출신의 서예가 손재형(孫在馨, 1903~1981)은 일본으로 가서 두 달 동안 후지쓰카를 설득한 끝에 〈세한도〉를 돌려받았습니다. 손재형은 〈세한도〉를 잘 간직하고 있다가 광복 후 1949년, 당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정인보, 이시영, 오세창에게 〈세한도〉 감상 글을 청했습니다. 현재의 〈세한도〉 두루마리는 손재형이 꾸민 것입니다. 손재형 이후 개성의 사업가 손세기(孫世基, 1903~1983)가 1970년대부터 소장하였고 장남 손창근이 소중히 간직하다가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아무런 조건 없이 기증하였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인용)
수월관음도
윤동환 씨가 기증한 고려시대에 제작된 수월관음도이다. 이는 국내외에서 40여 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는 수월관음도는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관음보살의 거처와 형상을 묘사한 것이다. 도상은 보타락가산의 달빛이 비치는 연못가 금강보석(바위)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선재동자가 찾아 뵙는 장면을 나타낸 것이다.
왼쪽 중간부분에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정병은 우리들 눈에 익은 형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청동 은입사 물가풍경 무늬 정병>(국보 92호)이며 도자기인 청자로 만든 것은 훨씬 많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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