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밤 10시 기준, 전공의 사직서 제출은 8816명이 제출했다고 보건복지부 2차관이 발표했다. 이는 10명 중 7명이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근무지 이탈자는 781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환자는 병원 진료를 받기 어려워졌다. 그러면 2000년 이후 네 번째나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극히 개인적 참견 시점에서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으로만 판단하려고 한다. 식구들이나 본인이 크게 아프기 전에는 병원이라는 것이 다가오지 않지만, 막상 병원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 닥치면 보통 일은 아니다. 누구나 이런 상황은 살면서 몇 번은 겪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24년 2월 현재 의과대학과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병원에 갈 일이 없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기에 이번 사태를 유심히 알아보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 참견 시점이라는 것을 먼저 밝힌다.(블로그 글에 이런 정도를 언급해야 할까 싶기도 하지만 일단 밝혀둔다)
정부, 보건복지부는 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할까?
대학입학 정원에 대한 것은 교육부 소관이지만, 의사와 의료 관계 업무는 보건복지부 소관업무. 따라서 의과대학 입학 정원에 관한 업무도 보건복지부 업무이다. 이에 지난 2월 6일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의료 개혁 핵심 추진과제인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또 왜 2월 이 시점에 의대입학 정원에 관해서 발표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고3 학생이 2025년도 대학교 입학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초적인 사실도 모르고 있으니...
이것이, 메가스터디 공식블로그가 정부가 한 긴급브리핑 내용을 2월 6일 오후에 발 빠르게 포스팅한, 이유이다.
1. 의사인력 확대 방안 긴급 브리핑 -19년간 묶여 있던 의대 정원 과감하게 풀고, 2025년부터 2,000명 증원-
정부는 지난해 10월 26일,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한 2025학년도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았으며,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습니다. 또한, 의사들이 지역과 필수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주 민생토론회를 통해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국민께 설명드렸습니다.
그간 정부는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130차례 이상 소통하였습니다. 작년 1월부터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를 발족해 총 28회 소통하였으며, 대한병원협회, 종별 병원협회 등 병원계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였습니다.
정부는 부족하나마, 1만 5천 명의 수요 가운데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인력을 확충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여, 현재 3,058명에서 5,058명으로 확대합니다. 2025학년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부터 배출되어, 2035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것입니다.
늘어나는 의대 입학정원의 대학별 배정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정한다”라는 원칙하에,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특히, 각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 시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긴급 브리핑 내용 발췌)
의사협 및 전공의협 등은 왜 의대 입학정원의 증원을 반대할까?
* 대한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등 통합된 자료를 못 찾아 여러 곳에서 나온 기사를 종합했다.
서울시의사회가 2023년 11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관련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사는 평균 77%가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했다. 특히 인턴&레지던트는 92%가 반대했다. 이들은 쉽게 말하면 일반적인 대학에서 학위 과정으로 바꾸면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이들로, 앞으로 병의원에 취직하거나 개원할 이들이다.
그렇다면 구체적로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반대 이유도 여러 곳에서 다르게 나오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아래 7개 정도인 듯하다.
- 필수의료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
- 의사 과잉 공급으로 의료비 증가 및 국민 건강 피해
- 진료비 폭증으로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
- 필수 지방의료 활성화 실효성 떨어져
- 의료교육 부실화
- 인력 이미 충분
이들의 반대 이유를 각 기사에서 나온 것을 보면, 의협(대한의사협회)은 "현재 의료 인력은 충분하며, 특히 일부 지역 및 분야에서는 오히려 의료 인력 잉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의대 정원 확대는 전문성을 쌓기 어렵게 만들고, 환자 진료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전공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가 전공의들의 업무량 증가로 이어져 환자 진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공의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으며, 의대 정원 확대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지역 의료 불균형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의료계는 효과가 의문이라고 반박한다. 의료계는 근본적인 처우 개선과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한 기사를 참조하면
- 진료비 폭증으로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
의사 증가는 곧 진료비 증가라며, 의료 공급자인 의사가 늘어나면 의료 수요도 함께 늘어나 건간보험 등 의료 관련 재정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인구 1,000명 당 의사 1명 증가 시 의료비는 22% 늘어난다는 2007년 건강보험공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고 있다.
- 필수 지방의료 활성화 실효성 떨어져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필수, 지방의료 활성화를 내세우지만,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수가 늘어나고 분원 설치도 늘었지만, 의원급이나 종합병원급의 지역 의료기반은 오히려 무너졌다. 인턴, 레지던트를 마친 전공의들이 대학병원을 떠난 후에 전공을 살릴 보장이 없다.
- 의료교육 부실화
실험실습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갑작스럽게 입학정원을 늘리면 대응하기 어려워 부실한 교육이 될 것이다.
개인적 참견시점으로 본 2024년 의료 사태
지금의 상태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2월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통해 "전날(19일) 밤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55% 수준인 6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아마도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 같다.
어쨌든, 지난 20여 년 동안 정부는 여러 번 의대 정원을 증원하겠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강하게 반발한 의료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번 사태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간단히 밝혀 보겠다.
먼저 언론에 보도된 의대정원 증원 반대 사유로 언급된 항목들이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특히 반대 사유를 설명하는 여러 보도 내용을 읽어봐도 솔직한 감정으로는 의사의 영역 지키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개인적으로 서울역 뒤쪽(서계동 지역)에 자주 가는 편인데 오전에 항상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무슨 줄을 저렇게 아침 일찍부터 서있을까 궁금했는데, 한참 뒤에 알았다. 세브란스 병원 버스가 그들을 태우고 가는 것을 보고 지방에서 세브란스를 찾아온 사람을 태우는 순환버스라는 것을.
그만큼 지방은 병원이 부족하다는 말일 것이다. 물론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정도의 규모를 갖춘 병원이 없다는 의미 일 것이다. 또 서울에 있는 병원도 가끔 병문안이나 특별한 일 때문에 방문하면 많은 인파에 놀라게 된다. 으레 병원에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 때문에 예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최근에 방문해서는 느낌이 달랐다.
또 하나 흔히 경제적 상식으로 공급이 늘면 가격은 낮아진다고 알고 있지만, 여기서는 의료 공급이 늘면 수요 즉 진료비가 늘어난다는 설명도 약간 이해가 가지 않기는 한다. 혹시 아주 작은 감기몸살 이런 것으로 주변에 병의원이 많다면 쉽게 가려고 하는 이들도 많아질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또, 의료보험비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 개인적 상식으로는
한마디로 의사의 자신들의 영역 지키기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을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의사들의 잘못된 주장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의대에 진학한 대학생과 인턴, 레지던트도 자신들이 열심히 한 결실을 원할 것이다. 당연하디.
이것이 인간의 생존본능이고, 자신의 영역을 그렇게 쉽게 내줄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의사도 우리처럼 욕망이 많은 사람들이다.